그리스 총리 "트럼프와 대화해봐야 수치 명확해져"
현행 GDP 대비 2% 기준 상향 개정 예고…수치 불명
FT "트럼프 2기 행정부서 GDP 대비 5% 요구할 것"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방위비 지출이 현행 기준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수준을 웃돌 것이라고 예고했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22일(현지시각) 핀란드에서 열린 남·북유럽국 정상회의에서 "(나토 회원국이 GDP 대비) 2% 넘게 국방에 지출해야 할 필요성을 잘 알고 있다. 새 (미국) 대통령과 대화하면 나토 안에서 합의할 수치가 얼마인지 명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수치 언급 대신 "(새 기준은) 2%를 넘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각기 다른) 국가적 고려 사항이 있으며 유럽이라는 틀 안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수치를 제시하지는 않겠다"며 "유럽 방위를 집합적으로 발전하도록 만들 모든 수단을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우리는 여전히 나토의 틀 안에서 우리의 대서양 건너편 동반국(미국)이 필요하므로 우리가 안보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그들에게 설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우리는 모두 유럽이 스스로를 방어하고 전쟁을 막기 위해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라며 "다음 해에는 더 많은 국방 협력, 더 강한 역량·자금 지원을 위한 EU 차원의 아이디어를 제안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유럽은 우리의 안보와 관련해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라며 "(국방비 지출 문제와 관련해) 많은 소문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이틀 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측 당국자를 인용해 새 행정부는 나토 국방비 지출 기준을 GDP 대비 5%까지 늘리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나토는 자체 기준으로 GDP 대비 2%를 방위비에 지출하도록 하고 있다. 32개 회원국 중 23개국이 현행 방위비 지출 기준을 준수하고 있다. 기준을 만족하는 회원국이 2018년 6개국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큰 진전이다.
이미 유럽도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비해 나토 방위비 인상을 논의하고 있다. 현재 GDP 대비 3%까지 기준을 높이는 안이 유력하게 논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시점 3% 기준선을 넘은 회원국은 미국을 제외하면 4개국(폴란드·에스토니아·라트비아·그리스)뿐이다.
하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가 GDP 5% 기준선을 요구한다면 유럽 회원국은 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트럼프 당선인은 회원국 탈퇴라는 위협구를 던지며 유럽이 너무 적은 방위비만을 부담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다음 해 6월 24~26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새로운 목표치 합의가 도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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