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길 소장, 일본 어선 독도 자연생태 등 조사문서 입수
연구소에 따르면 최초 울릉도·독도에 들어온 어선은 인슈국(伯州國; 돗토리현·시마네현) 어부 오야 구에몬(大谷九衛門)과 무라카와 이치헤이몬(村川市兵門)이다.
이들 어선이 울릉도·독도에 입도한 때는 겐로쿠 5년(1693년) 2월11일이다. 에도 마쿠후(幕府)를 세운 도쿠가와 이에야스 2대 도쿠가와 츠네요시(德川綱吉)가 울릉도·독도에 고기를 잡도록 도해령(渡海令)을 내린 후 허가받고 들어와서 처음 울릉도·독도를 체험하고 보고한 문서이다
모두 10페이지로 구성된 이 문서는 표지에 기록돼 있듯이 하마다(浜田) 시립도서관에 등록(15842호)된 것이다. 표지에 대출금지로 돼 있다.
제목은 '죽도에 관한 7개의 답신서'이다. 당시 일본 어선이 죽도는 울릉도로, 독도는 송도로 칭하고 있다. 갠로쿠 5년 2월 11일 오야 구에몬과 무라카와 이치헤이몬이 울릉도(죽도)·독도(송도)에서 어업에 종사하고 도쿠가와 마쿠후(德川幕府)에 보낸 조사보고서이다.
7개 문서를 보면 시마네현에서 오키섬에 가서 서북 후쿠하라(福浦)에 도착, 다시 겐로쿠 5년 2월11일 송도를 거쳐 죽도에 왔다. 기후변화에 따라 도해 일자가 다수 걸리는 사정과 도해 출발지도 기후에 따라 바꿔야 한다고 했다.
'울릉도에 도착하니 당인(唐人:조선 어부) 어부 30여 명이 고기를 잡고 있었다. 일본 어선을 보고 이상한 눈초리를 하고 있더라. 일본에서 듣기로는 당인을 조심하라고 들었는데 깜짝 놀란 것은 화포(火砲)를 가지고 있었으나 일본 어선을 바라보기만 했지 쏘지는 않았다'고 기록돼 있다.
화포는 당시 신무기로 각광을 받으면서 독도지킴이 안용복·박어둔도 화포를 가지고 고기를 잡고 일본인과 대항했다는 사실이 처음 확인됐다. 당인이 화포를 가지고 있었지만 운 좋게 사용 안 하고 있는 것을 보고 놀라서 도망 왔다는 이야기가 실려 있다.
김 소장에 따르면 이뿐만 아니라 바다에는 어떤 물고기가 있고 울릉도산에는 향나무를 비롯해 일본 육지에 없는 나무와 약초 산마늘이 많이 있다고 적혀 있다. 바다에는 물고기가 많고 해초 가운데 일본 바다에 없는 것도 있다. 특이 하고 보기 드문 '물개'(아스카)가 많은 지역인 것을 보고했다.
이 사료는 시마네현 하마다 도서관에 소장하고 있다. 도서관 직원 입회하에 볼 수 있다.
김 소장은 "일본에서 일본 역사를 전공한 때문에 마침 인맥이 있는 분이 있어서 복사를 겨우 했다"면서 "이런 사료는 귀하다. 울릉도·독도를 연구할 때 일본 바쿠후가 허가 해준 어부가 들어온 시기와 울릉도·독도의 자연생태, 또는 안용복과 박어둔이 영토를 수호할 때 화포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은 새로운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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