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오전 수원서 트랙터 35대·화물차 60여대 출발
현장 찾은 시민들 "경찰은 차 뺴라" 집회 이어가
오후 4시40분께 차벽 열려…관저 집회 뒤 해산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과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측은 이날 오후 2시께 남태령역 출구 앞에서 시민대회를 열었다. 주최 측 추산 3만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경찰의 통제 해제를 촉구했다.
앞서 전농은 전날 오전 9시께 경기 수원시청에서 트랙터 35대와 화물차 60여대를 끌고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대통령 관저로 출발했으나 남태령고개를 넘은 직후인 오후 12시께부터 경찰과 대치했다.
대치가 길어지자 전날 오후 7시 전후로 시민들이 현장에 몰려들었다. 이 과정에서 시민 2명이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전날 밤에는 경찰차 벽을 뚫으려는 과정에서 트랙터 1대의 유리창이 파손되기도 했다. 오후 7시30분께 시민 1명이 '길을 열라'며 아스팔트 도로 위에 앉아 있다가 저체온증을 호소해 응급조치를 받기도 했다.
이날 시민대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8개 차로를 채우고 앉았다. 추운 날씨에 패딩, 비니 등 방함용품을 둘렀고, 손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긴 피켓을 들었다.
자신을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라고 밝힌 한 학생도 "광화문 집회 후 집에 돌아왔다가 농민들이 걱정돼서 밤새 유튜브를 보다가 아침일찍 지하철을 타고 나왔다"며 "우리 길을 막고 있는 경찰은 내란의 부역자"라고 규탄했다.
참가자들은 에스파, 로제, 데이식스 등 K팝 노래에 맞춰 피켓을 흔들며 "윤석열 방 빼" "경찰은 차 빼" 등 구호를 외쳤다. 오후 3시를 기준으로 주최 측 추산 3만여명이 현장에 참석했다.
현장에서는 일부 시민들의 핫팩, 담요 등 방한용품 나눔이나 먹거리 나눔이 이어졌다. 주최 측은 "시민들이 난방버스를 대절해 보냈다"며 "추운 분들은 버스에 있다 나오셔도 된다"고 안내하기도 했다.
오후 4시40분께 경찰이 차벽을 해제하면서 시민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남태령역에서 트랙터 10대와 함께 사당역까지 행진했다. 일부 야당 측 의원들이 경찰청장 직무대행을 만나 협의를 진행한 결과로 알려졌다.
한편 비상행동 측은 경찰의 차벽을 통한 트랙터 행진 금지 등이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 및 결사의 자유, 일반적 행동의 자유권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취지로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구제를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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