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사회적 공간에 관한 체계론과 실천론의 상보적 맥락에서 청도의 종족(宗族)과 한국의 급격한 사회·문화변동을 포괄적으로 다룬다. 역사 실천적 존재로서 지역 엘리트들이 창출한 사회 문화적 특성을 드러낸 노작이다.
도서에는 퇴계학과 남명학, 남인·노론의 전통을 계승한 양반 가문 간의 경합, 명망의 문화정치, 구양반과 신양반 간의 정치적 권력관계, 사회적 윤리의 실천 방식 등이 모두 기록됐다. 또 인접 지역 종족원들 간의 중층적 관계와 역사적 실천 전략, 유동적인 사회 문화적 경계를 조망하는 자료들을 망라한다.
저자는 자신의 고향과 문중에 대한 고정관념을 경계해 족보와 고(古)문서, 계첩 기록자료, 지역민들의 역사적 사건에 대한 기억사, 향교·문중 서원의 의례 등과 관련한 자료를 분석했다. 청도에 형성된 특징적 지역화 양상을 두루 서술하기 위해서다.
재구성된 종족에 대한 인류학적 접근은 지역 문화사에 공백으로 남은 사회 공간적 역동성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이정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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