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는 하늘 아닌 우리 곁에 있었다" 군포에 얼굴 없는 천사

기사등록 2024/12/21 17:16:14

"어려운 이웃 위해 써 달라"

중년 남성, 군포시 민원실에

현금 500만원 놓고 사라져

[군포=뉴시스] 익명의 기탁자가 놓고 간 현금 다발.(사진=군포시 제공). 2024.12.21.photo@newsis.com

[군포=뉴시스] 박석희 기자 = 한 푼 두 푼 소중히 모은 돈을 누군가에게 대가 없이 나눈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계엄 발표 등 어수선한 사회적 분위기에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자신의 것을 기꺼이 내놓는 '무명의 천사'가 경기 군포시에 나타났다.

21일 군포시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2시30분께 한 남자가 민원실 창구 직원에게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며 직원과 차단된 유리 칸막이 앞에 봉투 하나를 놓고 사라졌다.

시중 은행에서 발행한 봉투 안에는 오만 원권 100장이 들어 있었다. 민원실 직원은 “40~50대 풍으로 보이는 남자분이었다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영수증 발행 여부 등 무엇인가를 물어 보고 싶어도 워낙 순식간에 이뤄져 아무것도 물어보지 못했다”며 “겉으로 봤을 때 40~50대 사이의 남자로 보였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소식을 전해 들은 하은호 군포시장은”익명의 기부자분에게 감사드린다"며 “기부자의 고귀한 뜻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의 가정에 희망과 용기로 다가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3일 전 민원실 옆에서 사랑의 온도탑 제막식을 하면서 올해는 여러 가지 이유로 유난히 성금 모금이 어려울 것으로 생각 했는데 관련 소식을 듣고 가슴이 뜨거워졌다”며 “천사는 하늘이 아닌 우리 곁에 있었다”고 감격했다.

군포시는 관련 성금은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지정 기탁해 관내 취약계층 지원사업에 쓰이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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