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일 3만8000명 규모
데뷔 9년 만에 단독 콘서트 관객수 38배 늘어
21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데이식스 스페셜 콘서트 '더 프레젠트''(2024 DAY6 Special Concert 'The Present)'는 그에 대한 확실한 답이다.
'K팝 밴드'에 대한 콤플렉스를 날려준 청춘의 밸런스가 일품이었다.
데뷔곡 '콩그레츄레이션스', 밴드 역주행의 대표곡인 '예뻤어'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국내 최대 음원 플랫폼 멜론 '톱 100' 1위를 차지한 '녹아내려요' 해피' 등 여러 청춘의 한 쪽을 장식한 곡들이 내내 떼창으로 울려퍼졌다.
데이식스가 정식 데뷔 전인 2015년 7월31일 서울 홍대 앞에서 열린 '라이브 클럽데이' 일환으로 클럽FF 무대에 올랐던 때를 기억한다.
K팝 대표 기획사인 JYP엔터테인먼트가 밴드를 내놓았다는 사실은 그 자체만으로 화제가 됐다. 하지만 당시 K팝 팬은 물론 밴드 팬들에게도 외면 받았던 건 사실이다. 멤버들은 공연 홍보를 위해 막대사탕을 들고 홍대 길거리를 누볐다. 데뷔도 안 한 이들의 공연을 관람한 관객은 당시 수십명에 불과했다.
인위적인 것은 티가 난다. 데이식스는 하지만 무슨무슨 척하지 않는 성장서사를 지니고 있다. K팝 밴드로서 대중성과 실력을 동시에 갖춰나가면, 공감대를 넓혔다.
강렬하지만 애수 어린 기타의 성진, 세련되면서도 리듬감 넘치는 베이스의 영케이, 감성적이면서 분명한 건반의 원필, 질주하면서도 쉼표를 만드는 드럼의 도운은 재능·노력을 모두 갖춘 이들이다.
"오늘을 위해 / 그저 견뎌줘서 고마워 (…) / 아름다운 청춘의 한 장 / 함께 써내려 가자"('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청춘을 정확히 이해한 이들은 이를 표현할 때, 기교를 부리지 않는다. 이처럼 데이식스는 좋은 멜로디, 쉬운 노랫말로 공감을 위해 최단거리로 나아간다. 이건 지극히 대중음악 문법이지만 아무나 빚어낼 수 있는 화법은 아니다.
이런 전언은 40대 아저씨 마음 한 켠에도 여전히 청춘의 페이지가 존재하고 있다는 걸 깨닫게 한다. 청춘의 유용함이 아닌 무용함을 깨닫더라도, 그것으로부터 상처 받는 게 아니라 습관적으로 써온 인생의 관습이 구겨져도 그걸 인정하고 새로운 페이지를 좀 더 나답게 채우면 된다는 걸 알려준다.
K팝 밴드로서는 처음 고척돔에 입성한 데이식스다. 그 만큼 사운드, 무대 연출에 공을 들였고 해외 내한공연 팀 못지 않은 질을 만들어냈다. 데이식스 멤버들은 2019년 12월 아일랜드 록밴드 'U2'가 이곳에서 내한공연한 걸 지켜보며 큰 꿈을 꾸기도 했다.
그런데 데이식스의 음악과 사랑은 공연장 규모를 떠나 각박하지 않다. 항상 차고 흘러 넘친다.
"무대 위에서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에 대해 너무 각박하지 않아도 되겠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 자리까지 오게 됐고, 또 말할 수 있게 됐습니다. 여러분 사랑합니다. 꿈을 실현시켜 준 마이데이 분들 너무 감사드려요. 하루하루 진짜 사랑이 넘쳤으면 좋겠습니다."(영케이)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