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경 회장,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의 장녀…1972년생 디자인 전공
2016년 총괄사장 승진 이후 백화점 본업의 '압도적 경쟁력' 확보에 주력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지난 9월 신세계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전격적인 승진과 독자 경영 공식 선언으로 주목 받은 정유경 ㈜신세계 회장.
총괄사장에서 9년 만에 단숨에 회장에 오르면서 재계에서는 세대 교체와 동시에 독자 경영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해석했다.
삼성가에서 출발한 신세계백화점은 모녀 승계를 통해 대를 이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고(故) 이병철 삼성 회장의 막내딸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은 1991년 삼성그룹의 백화점 사업인 신세계를 승계받아 경영 분리를 했다.
이후 신세계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유통 그룹으로 지속 성장했다.
대형마트와 스타벅스 사업을 영위하는 이마트 부문은 장남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맡으면서 전반적인 그룹 경영 총괄 역할을 맡았고, 백화점 부문과 패션·뷰티(신세계인터내셔날)등의 사업은 딸 정유경 회장이 주로 담당해왔다.
1972년생으로 서울예고와 이화여대 디자인학과 미국 로드아일랜드디자인학교 그래픽디자인학을 졸업한 정 회장은 1996년 조선호텔 마케팅담당 상무보로 입사하며 가업을 승계해 나갔다.
2009년 12월 신세계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백화점 사업에 기틀을 다지고, 2016년 총괄사장이 되며 백화점 본업의 '압도적 경쟁력' 확보에 주력했다.
그 결과 지난해 기준 백화점부문의 매출과 손익은 2016년 대비 모두 2배 성장하는 결과를 이끌었다.
이외에도 '일상의 격을 높이는 문제 해결'을 키워드로 브랜드 가치의 획기적 업그레이드, 미래 성장을 향한 인프라 구축으로 신세계 백화점 부문의 외연을 확장하고 내실을 탄탄히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세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경영 실적 목표를 명확히 설정하고, 조직의 역량을 집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신세계백화점은 각 점포가 '지역 1번지, 랜드마크'가 되는 것에 승부수를 던졌다.
퀀텀 점프를 위한 핵심 사업인 '랜드마크 프로젝트'는 정 회장이 백화점 경영에 본격 뛰어든 2016년부터 전폭적인 투자를 통해 실행됐다.
신세계 강남점, 센텀시티, 대구, 대전, 광주를 중심으로 해당 상권 대표 백화점을 키우고 이 성과를 바탕으로 주요 신사업에 투자했다.
이에 신세계 강남점은 국내 백화점 최초 연 거래액 '3조원 클럽'을 달성했고, 세계 최대 규모의 백화점 신세계 센텀시티는 초대형 럭셔리 복합 쇼핑공간으로 수도권 외 지역 백화점으로는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다.
또 정 회장은 '일상의 격을 높이는 문제 해결'을 키워드로 신세계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주력했다.
패션 분야에서는 국내 최초 편집숍 '분더샵' 사업을 통해 큐레이션된 패션부터 예술·문화를 선보였다.
식문화 업그레이드를 위한 투자로 '신세계 한식연구소'를 설립하고, 자주와 까사미아를 통해 주거 문화 수준을 올렸다.
정 회장은 회장 취임 후 '뷰티'와 '콘텐츠'를 강화하고 나섰다.
정 회장은 승진 당일 조직개편을 통해 백화점과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뷰티사업을 총괄하는 '뷰티 전략 태스크포스(TF)팀'을 신설했다.
이와 함께 '비주얼전략TF'를 새롭게 구성하고, 신세계 대표 직속으로 뷰티 편집숍 시코르(CHICOR) 총괄을 뒀다.
신세계백화점이 운영하는 뷰티 편집숍 시코르는 정 회장이 해외 뷰티 편집숍에 대항해 직접 구상한 사업이다.
시코르는 최근 AK플라자 홍대점을 리뉴얼하는 등 뷰티 판매 채널로서의 입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최근 미국 메이크업 브랜드 '베어미네랄'과 국내 독점 유통 계약을 체결하며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동시에 신세계는 콘텐츠 자회사 '마인드마크'에 100억원 규모의 출자를 단행하며 투자를 늘려나가고 있다.
마인드마크는 신세계가 영화와 방송, 디지털콘텐츠 유통업에 뛰어들기 위해 2020년 4월 설립한 콘텐츠 자회사다. 지금까지 신세계가 마인드마크에 출자한 금액은 760억원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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