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한 불 끈 롯데케미칼…중장기 재무개선 방향성

기사등록 2024/12/20 14:42:15
[서울=뉴시스] 폭염과 장마가 이어지는 가운데, 롯데월드타워·몰이 늘어난 '몰캉스(쇼핑몰과 바캉스의 합성어)'족을 위한 팝업 스토어부터 이색 즐길 거리 등이 가득하다고 30일 밝혔다. (사진=롯데물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지혁 기자 = 롯데케미칼이 사채권자 집회를 통해 유동성 위기의 급한 불을 끄고, 본격적인 재무 개선에 나선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전날 사채권자 집회를 열고, 14개 공모 회사채에 대한 사채관리계약 조항 내 실적 관련 재무 특약을 조정했다.

이로써 '3개년 누적 이자보상비율(EBITDA/Interest Expense)을 5배 이상 유지해야 한다'라는 특약은 향후 법원인가를 거쳐 삭제될 예정이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2013년 9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최근 10년간 발행한 회사채 14개에 기한이익상실(EOD) 원인 사유가 발생했다. 기한이익상실은 어떤 상황에서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빌려준 대출금을 만기일 전에 조기 회수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최근 수년간 이어진 석유화학업계의 전반적 불황이 실적 부진과 영업손실 확대로 이어졌다.

롯데케미칼은 2021년 1조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나, 이후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 중이다.

2022년 7626억원, 지난해 3477억원의 적자를 냈다. 올해도 3분까지 누적 영업손실 6600억원을 기록했다. 시장과 업계에선 올해 적자 규모가 7000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무리한 사업 인수 확장 등이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그룹도 직접 나서 안정화를 위해 6조원 이상의 가치를 지닌 롯데월드타워를 활용해 은행 보증을 추가하는 등 해당 회사채의 신용보강을 목적으로 주채권은행과 긴밀하게 소통했다.

롯데케미칼은 10월 기준 보유예금 2조원을 포함해 가용 유동성 자금 총 4조원을 확보해 안정적인 유동성을 확보하게 됐다.

향후 롯데케미칼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효율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현금 유출이 수반되는 신규 및 경상 투자는 계획 조정을 통해 현금흐름을 개선 중에 있고, 공장 가동 최적화 및 원가 절감을 위한 'Operational Excellence' 프로젝트를 상반기 여수공장에 이어 하반기 대산공장까지 확대 운영하고 있다.

더불어 사업 슬림화에 방향을 두고 저효율 사업 구조조정, 비핵심 사업 매각을 추진 중이다. 지난 10월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생산법인 LUSR의 청산을 결정했고, 해외 자회사 지분 활용을 통해 1조3000억원의 유동성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또 장기적으로 의존도가 높았던 기초화학 비중을 낮추고, 첨단소재와 정밀화학, 전지소재, 수소에너지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비중을 높여 실적을 개선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기초화학 부문의 매출 비중을 2030년까지 60%에서 30%로 낮출 계획이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6조원 규모의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신용도를 높였고, 시중은행 4곳과 신용보강 계약(수수료 지급)까지 체결했다"며 유동성 위기를 잠재웠다고 평가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도 "'3개년 누적 EBITDA/이자비용의 5배 이상 유지'라는 특약을 삭제하는 대신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은행 보증을 추가하는 등 회사채 신용을 보강했다. 최근 불거진 재무 관련 우려는 단기적으로 소멸이 예상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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