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잇따라 '우주 진출', 왜?…"신약개발 최적 실험실"

기사등록 2024/12/21 09:01:00 최종수정 2024/12/21 09:36:25

더 균질하고 순도높은 약물 생성 가능

[서울=뉴시스] 액시엄스페이스의 세계최초 민간 상업용 우주정거장, '액시엄스테이션'(Axiom Station) (사진=보령 제공) 2023.03.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우주에서 신약을 개발하는 시도가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점차 확대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우주의학에 속속 도전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우주에서의 신약개발을 위한 시도가 늘면서 국내 기업들도 참여에 나섰다.
 
우주환경은 미세중력 상태이기 때문에 신약개발에 필수인 단백질 결정화를 가능하게 해 지상 실험실에서는 얻을 수 없는 균일하고 고품질의 결정을 얻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생기는 결정체들이 바닥에 가라앉지 않아 더 균질하고 순도 높은 약물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또 이는 단백질 구조와 기능을 더욱 명확하게 규명할 수 있게 하며, 이를 바탕으로 한 신약의 구조적 설계와 작용 기전의 이해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어 우주에서의 신약개발이 각광받고 있다.

우주의학에 뛰어든 국내 대표 제약바이오 기업으로는 보령이 있다. 보령은 앞서 2022년 미국 우주 개발 기업 액시엄 스페이스에 투자하면서 우주 사업에 뛰어들었다. 액시엄의 우주 인프라와 기술을 활용해 우주 헬스케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최근에는 민간 기업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한 미국 우주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스’에 140억원을 투자했다. 인튜이티브 머신스는 달 착륙선을 개발하는 나스닥 상장사다.

보령은 지난해 인튜이티브 머신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달과 주변 환경에서 생명과학 연구에 필요한 핵심 인프라를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으며, 지난 10월에는 달 착륙선과 달 탐사 차량을 활용해 우주의학 실험을 하는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다른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인 ‘제2차 한국형 ARPA-H 프로젝트’를 통해 우주의학에 도전한다. 한국형 ARPA-H 프로젝트는 ‘전 국민의 건강 향상을 위한 담대한 도전’이라는 비전 아래 고비용·고난도, 파급효과가 큰 임무중심형 R&D를 추진해 국가 보건의료 난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다.

신약개발 기업 동아ST 자회사인 앱티스는 우주의학 기업 스페이스린텍과 인하대병원 항공우주의학센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하버드의과대학 등과 컨소시엄 방식으로 우주에서의 신약개발에 나선다. 최근 한국형 ARPA-H 프로젝트 ‘의료 난제 극복 우주의학 혁신의료기술개발’ 과제에 선정됐다.

이번 과제를 통해 우주에서 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이것이 성공하면 최종적으로 우주에서 신약까지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앱티스는 향후 우주환경에서 생산된 항체를 이용한 ADC(항체-약물 접합체) 신약 후보물질의 제작과 최적화 과정을 담당한다.

유도만능줄기세포 기업 입셀은 가톨릭대학교 가톨릭중앙의료원 등과 함께 우주에서 인체유래유도만능줄기세포(iPSC)를 기반으로 조혈모세포와 인공혈액을 만드는 기술 개발 연구에 나선다. 이 역시 의료 난제 극복 우주의학 혁신의료기술개발 과제에 선정된 것으로, 오는 2028년까지 진행된다.
 
지구 중력 환경에서 한계가 있었던 세포 분화 및 증식 효율을 극복하기 위해 미세중력 환경을 활용한 세포 배양 공정을 최초로 도입할 예정으로, 입셀은 우주 환경을 활용해 iPSC 기반 재생의료 치료제를 만드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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