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랠리는 커녕"…2400선 무너진 코스피 어디로

기사등록 2024/12/20 14:03:34 최종수정 2024/12/20 18:06:24

매파적 FOMC 영향 지속…악재 민감

외인·기관 동반 매도세…재이탈 반복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2024.12.20.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장중 코스피 2400선이 붕괴되면서 악재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지수 하방이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앞으로 단기 급락을 자주 보게 될 것이라는 진단도 고개를 들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1시20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3.26포인트(1.78%) 하락한 2392.63에 거래되고 있다.

0.26% 내린 2420선에 출발한 지수는 외국인과 기관 동반 순매도세에 낙폭을 확대하며 2400선 아래로 후퇴했다. 2400선 밑에서 거래된 건 지난 10일 이후 8거래일 만이다.

같은 시각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 6546억원, 2407억원 순매도한 반면 개인만 홀로 8057억원어치를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밤 미 증시는 하루 전 급락 이후 다우존스(0.02%), 나스닥(-0.01%), S&P500(-0.09%) 등 혼조세를 나타냈다.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악화된 투자 심리가 남아있는 영향이다.

미국 공포탐욕지수를 살펴보면 지난 19일(현지시간) 기준 23으로 지난 8월 중순 이후 처음으로 극도의 공포 수준으로 내려왔다. 이 지수는 극도의 공포·공포·중립·탐욕·극도의 탐욕 등 5단계로 구성돼 있으며, 불과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중립 수준이었다.

당분간 미 증시가 악재에 민감한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는 게 증권가 진단이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트레이드로 과열 국면에 들어선 미국 증시는 악재에 취약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마이크론의 가이던스 부진도 그동안 미국 증시의 상승과 회복을 주도했던 기술주의 헤게모니 약화를 보여주는 단상으로 미 증시는 당분간 호재보다는 악재에 민감한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이었던 12월 FOMC가 달러화와 시장금리 상승을 자극한 가운데 전날 견조하게 발표된 미국 경기와 고용 지표 영향으로 재차 달러화와 시장금리가 상승해 증시 밸류에이션 조정 명분으로 작용했다"며 "데이터에 의존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의사결정 방식을 감안한다면 지표 둔화가 증시 호재로 인식되는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비상 계엄과 탄핵 정국에서 부진했던 코스피가 반등 기회를 모색하는 듯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매파적 FOMC 영향이 지속되며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고 있다"며 "다음주 특별한 이벤트가 부재한 가운데 전날 시장 예상치를 상회한 3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도 주식시장에 비우호적인 영향을 줬다"고 언급했다.

다만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미국 증시로의 글로벌 유동성 쏠림이 완화되면서 그동안 수급적인 측면에서 소외받아 가격, 밸류에이션 매력이 존재하는 코스피가 글로벌 금융시장 정상화 과정에서 부각될 수 있다"며 "이달 코스피는 외국인 투자자 현·선물 유입으로 상승 시도할 때마다 정치 상황, FOMC로 찬물을 끼얹으며 외국인 재이탈을 반복했으나 불확실성 완화로 채권금리, 달러화 안정 여부가 외국인 현선물 수급과 코스피 반등 탄력을 결정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silverli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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