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루마니아와 1.2조 계약…두산에너빌 참여
美 테라파워 SMR 주기기 공급사로도 선정
계엄 우려 불식…향후 원전 사업 순항 기대
[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 = 한국수력원자력이 루마니아 원전 설비를 개선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두산에너빌리티도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이와 함께 최근 미국 테라파워의 SMR 기자재 공급사로 선정되는 등 연이은 호재가 잇따르며 국내 정치적 불안정성에 따른 원전 업계 우려를 일부 불식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19일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 루마니아원자력공사(SNN)에서 '체르나보다 1호기 설비 개선 사업'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설비개선의 총사업비는 약 2조8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한수원의 계약 규모는 약 1조2000억원에 달한다.
이번 계약에 따라 한수원은 내년 2월 공사에 착수해 약 5년 5개월 동안 설비 개선 공사를 진행한다. 여기서 두산에너빌리티는 한수원의 협력 업체로 시공·건설에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주목할 점은 이번 계약으로 원전 관련 수출 방식이 다각화됐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번 계약은 우리나라가 리모델링 프로젝트에 참여한 첫 사례다. 해외 신규 원전 건설뿐 아니라 노후 원전 계속 운전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면서 향후 원전 산업에 대한 포트폴리오가 더욱 넓어지고, 두산에너빌리티의 참여 영역도 넓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원전 사업에 대한 항간의 우려를 일부 해소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원전 사업은 정부와 정부 간 거래가 이뤄지는 특성상 정부와 산업계가 '원팀'을 구성해 사업을 진행한다.
그러나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 여파로 국가 신뢰도가 하락한 가운데 에너지 공기업의 계약 체결도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 같은 국책 사업이 전면 중단될 위기에 놓인 가운데 따낸 계약이어서 향후 체코와의 수주에도 협상력이 생겼다는 평이다.
향후 체코 원전 2기 건설과 같은 신규 원전 사업에서도 수주를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 한수원은 사업비만 24조원에 달하는 해당 사업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내년 3월 시한을 앞두고 최종 계약 협상을 진행 중이다.
한편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19일 미국 테라파워의 첫 SMR(소형모듈원자로) 사업에 주기기를 공급하기 위한 제작성 검토 등의 계약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회사는 테라파워 초도호기 SMR 기자재의 제작 가능성 검토 및 설계 지원 용역을 수행할 방침이다. 내년부터는 원자로 보호용기, 원자로 지지구조물, 노심동체구조물 등 주기기 3종에 대한 제작도 본격 착수한다.
테라파워는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인 빌 게이츠가 지난 2008년 설립한 SMR 개발사로,미국 3대 소형원전 기업으로 꼽힌다. 4세대 원자로인 SMR의 소듐냉각고속로(SFR) 설계 기술을 바탕으로 현재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화력발전소 인근 부지를 활용해 345MW 용량의 SMR 1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김종두 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BG 부사장은 "우수한 제작 역량을 인정받아 이번 테라파워의 초도호기 SMR 사업에 참여하게 되어 큰 자부심을 느낀다"며 "앞으로 제작역량을 한층 고도화하고 신규 제작공장 건설도 추진해 글로벌 SMR 파운드리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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