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한 개혁으로 국민과 소통…이번이 마지막 도전"
정 회장은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니정재단빌딩 1층 컨퍼런스홀에서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과감한 개혁을 통한 축구협회 신뢰 회복 ▲한국 축구 국제 경쟁력 제고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완성 ▲디비전 승강제 완성을 통한 축구 저변 확대 등 4가지 사항을 약속했다.
정 회장은 "대한축구협회장에 다시 한번 도전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지난 12년간 많은 분과 고민하며 대한민국 축구 발전을 위해 노력했던 사람으로서 회장직을 내려 놓는 것은 책임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와 축구협회가 미진했던 것들, 잘못한 것들에 대한 비판은 가감 없이 수용해 협회의 발전을 위한 자양분으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누구보다 큰 책임감으로 결자해지의 굳은 각오로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축구협회의 신뢰 회복을 위해 국민과 소통을 열린 행정을 펼치겠다고 약속한 정 회장은 "대한민국 축구 발전을 위한 협회의 지식과 자원, 성과와 기회를 공유해 모두가 함께하는 축구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 축구 문화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그리고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를 축구 산업의 중심 플랫폼으로 완성하고, 유소년과 지도자, 심판, 의무 트레이너 등 전문 인재의 과학적 육성도 이뤄내겠다고 덧붙였다.
또 성공적인 디비전 시스템 완성을 통한 축구 산업 확대도 약속했다.
2013년부터 3회 연속 축구협회장을 맡아온 정 회장은 지난 11일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4선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감사 결과 자격 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받은 상태여서 출마 자체가 논란이 되고 있다.
정 회장은 이번 선거에서 허정무 전 축구대표팀 감독, 신문선 전 해설위원 등과 경쟁한다.
▲다음은 정몽규 축구협회장과의 일문일답.
-문체부로부터 중징계 이상을 요구받았는데.
"최근 몇 개월 동안 협회 운영에서 미진한 부분이 있어 많은 지적을 받았다. 무엇을 개선해야 할지 고민했다. 시스템의 문제인지, 개인적인 문제인지 많이 고민했다. 내가 질책받는 건 어느 정도 수용할 수 있지만 경기장에서 감독과 선수들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걸 보고 상당히 안타까웠다. 여러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다."
-3번의 임기를 평가하자면.
"천안축구종합센터가 내년 중 완공을 앞둔 중요한 시점이다. 또 디비전 시스템도 아직 완결됐다고 할 수 없다. 연임을 결심하는 과정에서 많은 분이 이런 걸 완성하는 게 책임감 있는 자세가 아닐까 하는 의견을 줬다. 개인적으로 힘들었지만, 그래서 다시 이 자리에 서게 됐다."
"축구 관계자분들은 제가 계속 마무리해야 한다는 의견을 주셨다. 가족과 지인들은 사업을 하는데 정부 지침에 반해 계속 축구협회를 할 수 있느냐 걱정해 주기도 하셨다. 또 팬들의 걱정과 우려도 충분히 이해한다. 문체부에서 예산 삭감을 말하는데, 기부금 등 협회가 문체부와 상의해 기금을 한 푼도 허투루 쓴 게 없다. 문체부를 잘 설득하겠다."
"정부와는 오해가 있다. 축구협회가 왜 선수들에게 월드컵 이후 분담금을 왜 45%만 주느냐는 지적이 있었다. 다른 나라도 최대 45%를 선수들에게 지급한다. 대부분은 월드컵에 참가하면서 경비로 충당한다. 또 남은 25~30%는 유소년 축구 발전 등에 쓰인다."
"아시안컵 유치와 관련해서도 오해가 있다. 축구협회에서 유치를 위해 노력했지만 아시아축구연맹(AFC)에 얼마나 재정적으로 기여했는지 평가받는다. 300억원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했는데, 문체부 장관의 독려가 있어 600억원을 썼다. 하지만 아시안컵을 유치했을 때 그걸 마련할 수 있을지 걱정됐다. 그런데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가 합쳐 1800억원을 냈다. AFC에선 이들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축구종합센터 건립 등을 꼭 정몽규가 해야 하는 명분이 있다면.
"세상일이 누구만 해야 한다는 건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 1700억원을 투자해야 하는데, 700억원을 투자했다. 앞으로 1000억원 이상 투자해야 한다. 천안시에서 2000억원 이상을 투자했기 때문에 상당히 많이 완성돼 있다. 최근 중계권 협상도 잘 마쳤다. 충분한 재원이 있다. 은행에서도 돈을 쉽게 빌려주지 않는다. 객관적으로 검증됐고 그걸 제가 한다면 문체부에도 잘 설명할 수 있다. 문체부에선 협회 건물이 있으면 안 된다고 하는데, 논의해서 협의할 수 있다. 꾸준히 설득해서 완성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
"감독 선임 문제와 관련해선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에서 추천하고 이사회를 통해 회장이 임명하게 돼 있다. 그 부분은 제대로 지켰다. 모든 인사가 그렇듯 누구를 인터뷰하고 만나는 건 결과를 발표하는 것이지 과정을 보는 건 아니다. 다만 그런 부분에선 미진한 점이 있었다."
"이번에 AFC 콘퍼런스가 국내에서 개최됐을 때 AFC 회장과 FIFA 회장도 있었다. 감독 선임 문제와 관련해 자세히 모니터링 하고 있더라. 나도 여러 가지로 잘 설명했다. FIFA의 많은 관계자들은 감독 선임의 과정에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고 이야기했다. 나도 인사는 결과만 봐야지, 과정이 중계되는 건 다시 있어선 안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서 많은 질책과 비난, 갈등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축구협회 내부 비판 목소리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미비한 점이나 잘못한 부분이 있어서 많은 지적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12년 전 첫 선거에서 당선됐는데, 저는 기본이 기업인이기 때문에 소통보다 효율을 더 강조했다. 그게 패착이지 않았나 생각한다. 다시 당선된다면 협회 내부뿐만 아니라 선수, 지도자들과 더 열심히 소통하겠다."
-분열된 축구계에 대한 생각은.
-4연임이 마지막인가.
"이번에 당선된다면 마지막 임기 동안 다음 축구협회장을 맡을 인재를 많이 양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더 이상 축구에 대해서 내가 할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한다."
-허정무, 신문선 후보자들의 비판 목소리가 있다.
"선거 과정에서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그 중엔 일리 있는 부분도 있을 거로 생각한다. 허정무 전 감독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을 이룬 훌륭한 지도자다. 신문선은 열정적인 해설위원으로 안다. 그분들의 비판을 듣고 일리 있는 건 받아들이겠다."
-소통을 강조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소통할 생각인가.
-공개 토론 제안에 대해선.
"다른 분들도 공약을 발표한 뒤 얼마든지 공개 토론할 생각이 있다."
-차기 축구협회장 양성 계획은.
"박지성 유소년본부장, 이영표와 이동국 부회장 등 여러 스타 출신이 협회에서 같이 회의하고 공유하는 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본축구협회장도 사무총장을 몇 년 하고 회장을 맡은 걸로 안다. 많은 축구인이 행정에 참여하고 이해했으면 좋겠다."
-다시 한번 질의하겠다. 문체부와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천안축구종합센터에 3000억원을 투자하는데, 50억원 정도의 과징금을 받았다. 제가 미워서 그런 걸로 생각하지 않는다. 대의명분이 되면 충분히 이해시키면 된다. 축구센터에 사무실을 만든다고 그런 건데, 하지 않으면 된다. 앞으로 잘 설득해해야 할 부분이다.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겠다고도 하는데, 작년 보조금이 16~17% 정도였다. 유소년과 여자축구 등 특정 사업에 반영됐다. 그게 줄면 못 하는 게 돼 걱정되지만, 이유 없이 보조금을 삭감할 거로 생각하지 않는다."
-허정무 후보자는 천안축구센터와 파주NFC의 투 트랙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파주NFC는 20년 임대 기간이 지났고 5년 연장도 지났다. 건물에 새로 투자할 시간이 왔다. 잔디도 압축돼 재투자해야 한다. 거기에 계속 투자하는 건 월셋집에 큰 걸 설치하는 것과 똑같다. 내 집에 투자하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집을 두 군데 가지고 있으면 관리비가 이중으로 들어간다. 효용적인 측면에선 좋지만 재정적인 부분을 잘 모르고 하시는 말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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