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FOMC 스몰컷 단행, 내년 점도표 4회→2회 하향
연준, 매파적 금리인하 기조에 나스닥 3.56% 급락
서학개미 美주식 보관액 '사상최대' 우려 커져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연준은 17일~18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 기준금리를 기존보다 0.25%p 낮춘 4.25~4.5%로 결정했다. 이는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결과다. 다만 시장은 공개된 점도표에 대한 실망감을 표출하며, FOMC 이후 미 증시는 하락 전환했다.
연준은 지난 9월 내년 금리 인하 횟수를 4차례로 예상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 2차례 정도만 내릴 것으로 전망하며 기준금리 인하 속도 조절을 시사했다. 이에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4.5%를 돌파했고, 달러 인덱스도 1% 넘게 올라 108선을 웃돌았다.
파월 의장은 "이번 회의에서 일부 FOMC 위원들이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을 예측하기 위해 예비적 조치를 취했다"며 "다만 일부는 이에 반대했고, 일부는 의견을 내지 않았다"고 전했다. 아울러 "일부 위원들은 트럼프의 정책 불확실성을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을 높이는 이유로 꼽았다"고 부연했다.
뉴욕증시는 파월 의장의 발언에 낙폭을 확대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1123.03포인트(2.58%) 내린 4만2326.87으로 거래를 마쳤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78.45포인트(2.95%) 밀린 5872.16, 나스닥 지수도 716.37포인트(3.56%) 급락한 1만9392.69에 장을 마쳤다.
미국을 대표하는 매그니피센트7(M7) 기업들은 일제히 약세를 기록했다. 테슬라는 8% 넘게 떨어졌고, 애플(-2.14%), 마이크로소프트(-3.76%), 엔비디아(-1.14%), 아마존닷컴(-4.60%), 메타 플랫폼스(-3.59%), 알파벳 클래스A(-3.59%) 등 모두 하락세를 기록했다.
미 증시의 투자 심리가 흔들리면서, 매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던 서학개미들은 보다 신중한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연준이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통화정책 완화에 따른 유동성 확대 기대감이 한 풀 꺾였기 때문이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보관액은 1175억 달러(약 170조 3985억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테슬라, 엔비디아,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PROSHARES ULTRAPRO QQQ ETF(나스닥 100지수의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 등이 보관액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이달 들어 서학개미들은 팔란티어 테크(4억3785만 달러), 테슬라(4억1688만 달러), VANGUARD SP 500 ETF SPLR(2억711만 달러), SCHWAB US DIVIDEND EQUITY ETF(1억3630만 달러), ISHARES 0-3 MONTH TREASURY BOND ETF(1억561만 달러) 등을 집중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미 증시는 역사적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러운 수준에 도달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백찬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주식시장은 양호한 펀더멘털에도 불구하고, 빠른 속도의 지수 상승으로 밸류에이션은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며 "내년 초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및 정책 초안 발표 시 강력한 대외 정책으로 변동성이 커질 개연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 주식의 비중 확대를 노릴 경우 트럼프 대통령 취임이 예정된 내년 1월 말부터 정책 초안이 나올 2월 초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FOMC에서 연준 위원들은 트럼프의 정책 불확실성을 반영해 내년도 금리 전망치를 보수적으로 변경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감안하면, 전반적으로 매파적이었던 12월 FOMC 쇼크는 미국 증시를 포함한 글로벌 증시에도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당분간 미국의 고용, CPI(소비자물가지수) 등의 데이터를 보고 후행적으로 대응해 나가는 전략이 적절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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