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세브란스 19일 펄스장절제술 성공
기존 시술 대비 시간 줄이고 조직손상 위험↓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과 세브란스병원은 심방세동 진단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각각 PFA 시술에 성공했다. PFA는 기존 고주파로 열을 가해 심방세동 발생 조직을 절제하는 ‘고주파도자절제술’이나 냉동 열에너지로 조직을 절제하는 ‘풍선 냉각도자 절제술’에 비해 주변 조직의 손상 위험을 줄여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PFA는 열에너지가 아닌 펄스장 에너지를 이용해 심장에 미세한 천공을 만들어 주변 조직은 보존하면서 목표인 심근세포만 사멸시킬 수 있다. 심장의 각 조직은 서로 다른 전기장 강도를 가진다. 펄스장 에너지는 특정 전기장 강도로 목표한 조직만 제거한다. 시술시간도 기존 방법보다 20~40% 이상 단축할 수 있어 환자 부담도 줄고, 식도나 횡경막 신경 손상 등 부작용도 현저히 적다.
삼성서울병원은 이날 온영근 순환기내과 교수가 PFA 시술에 성공했다. 올 초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허가를 받고 미국, 일본, 유럽 등에서 PFA 시술을 심방세동 치료에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미 12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시술이 이뤄졌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PFA와 관련한 연구를 경쟁적으로 진행하고 있어 2030년까지 심방세동 치료의 80%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PFA의 임상 결과도 고무적이다. 최근 PFA시술 그룹의 87.9%의 환자가 1년 동안 정상 박동이 유지됐고, 특히 발작성 심방세동 환자의 90.8%가 정상 박동을 유지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전 세계 12만 5천명 이상의 환자에게 사용한 결과 부작용 발생률도 0.7%로 보고돼 2~6% 사이인 기존 치료법들과 비교해 안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서울병원의 PFA 시술에 삼성서울병원 부정맥센터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도 이어졌다. 세계적인 부정맥 분야 석학인 독일 베타니엔 심장혈관센터(Cardiovascular Center Bethanien)의 줄리안 천(Julian Chun) 교수가 참관했고, 삼성서울병원 부정맥팀과 풍부한 임상 경험을 공유했다.
온 교수는 “PFA 도입으로 심방세동 부정맥 환자들에게 가장 앞선 치료법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면서 “해외 석학과 함께 첫 시술을 진행한 경험을 살려 최신 부정맥 치료 연구를 강화하고, 우리나라 부정맥 치료 역량을 세계에 알리는 기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심장뇌혈병원 부정맥센터는 임상 경험이 풍부한 부정맥 세부 전문 분야의 의료진으로 구성돼 있다. 센터는 지속적으로 신의료기술 도입 및 부정맥 관련 치료 기술 수준을 보다 고도화해 환자 맞춤형 치료를 실현해 나갈 계획이다.
세브란스병원도 이날 심장내과 정보영 교수가 심방세동 진단을 받은 환자 권모(53)씨를 대상으로 PFA 시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2003년 초 심방세동 진단을 받은 권씨는 약물치료에도 불구하고 두근거림이나 답답함 등 지속적인 부정맥 증상을 보여 시술적 치료가 필요했다. 19일 오전 8시가 조금 넘어 시작한 PFA 시술은 별다른 부작용 없이 한 시간도 안 돼 끝났다. 권씨의 시술이 끝난 뒤에는 4명의 심방세동 환자가 PFA 시술을 추가로 받았다.
심장의 구조적인 문제 등으로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심방세동은 가장 흔한 부정맥으로, 가슴이 답답하거나 어지럽고 숨이 차는 증상을 보인다. 혈액의 흐름이 불규칙해 혈전(응고된 피 덩어리)이 생기고, 이는 뇌졸중의 원인이 된다. 유병률은 2015년 전체 인구의 1.5%로, 2006년 0.7%에 비해 약 2배 가량 증가했다. 특히, 60세 이상에서 약 10% 정도에서 발생하는데, 인구 고령화로 2030년 3.5%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 교수는 “PFA는 심방세동 치료에서 세계적으로 안전성이나 효과가 확인된 첨단기술로 우리나라에 도입돼 환자들이 더 안전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면서 “고령 환자가 늘어나는 만큼 더 많은 환자가 혜택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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