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로 대중교통지구, 11년 만에 해제…내년부터 차 다닌다

기사등록 2024/12/19 09:46:16 최종수정 2024/12/19 10:20:26

2014년 1월 서울시 첫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지정됐으나

상권 악화, 교통관리 효과 미미 등으로 11년 만에 해제

내년부터 금지된 택시와 승용차 등 차량 통행 전면 허용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 첫날인 2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에 차량들이 통행하고 있다. 2023.01.20. livertrent@newsis.com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가 지정된 지 11년 만인 내년 1월1일자로 해제된다.

서울시는 19일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지정 해제 공고를 게재하고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동안 금지됐던 택시와 승용차 등 차량 통행이 전면 허용된다.

연세로는 신촌로터리에서 연세대 삼거리까지 이르는 약 500m 구간으로, 지난 2014년 1월 서울시의 첫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지정됐다. 대중교통전용지구 지정 이후 '차 없는 거리'가 되면서 보도폭이 확대되고 광장이 조성되는 등 보행 환경 개선에 기여해 왔다.

그러나 2018년 이후 인근 상권과의 경쟁이 심화되고 코로나19 여파까지 겹치면서 연세로 일대 상권이 악화되기 시작된데다, 차량 우회에 따른 교통 불편 문제까지 제기됐다. 이후 서대문구와 지역 상인들은 2022년 9월부터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를 요구해 왔다.

이에 시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약 2년에 걸쳐 현장 분석, 상권·교통 상황 모니터링, 시민 의견 수렴, 전문가 의견 청취 과정 등을 거쳤다. 지난해 1월20일부터 9월30일까지는 대중교통전용지구 일시 해제와 차량 통행을 허용하는 등 정책 실험에 나서기도 했다.

종합 분석 결과 교통수요 관리 효과 미비, 상권 매출 하락 등의 연관성이 확인됨에 따라 전용지구 지정 해제를 결정하게 됐다.

우선 대중교통전용지구 운영에 따른 교통수요 관리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중교통전용지구 일시 해제 전후로 연세로의 평균 통행 속도는 연세대 방향의 경우 해제 전 9.0kph에서 해제 후 10.9kph, 신촌로터리 방향은 해제 전 18.8kph에서 해제 후 15.8kph로 큰 변화는 없던 것으로 나타났다.

해제 시 창서초교 이면도로 우회차량도 일 교통량 2088대에서 1877대로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중교통전용지구 지정 목적은 통행량의 분산·감소가 목표지만 현재 운영효과가 미비한 상황으로 '서울시 대중교통 기본조례' 제16조인 '지정목적 상실' 요건을 충족한 상태라고 시는 설명했다.
[서울=뉴시스]서울 신촌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사진=서울시 제공). 2023.09.16. photo@newsis.com

상권 매출 하락의 연관성도 확인됐다. 연세로 65개 업종, 700여개 가맹점의 2023년~2024년 동월 매출액을 비교한 결과 시범 해제 기간 중 전체 매출액이 6.3%, 점포당 매출액 6.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보행 친화 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에 따라 '차 없는 거리 추가 운영' 등 보완 대책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대중교통전용지구 시행 시 보도폭이 3~4m에서 7~8m로 확장되고 보차도 평면화, 차로 축소(4차로→2차로) 보행 친화적인 환경이 조성된 만큼 이를 지속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신촌역 2·3번 출구 앞, 연세로 교차로 양방향 진입부 보·차도 포장을 통해 시인성을 높이고, 교차로 신호와 횡단보도를 추가 설치하는 등 교통 안전 시설을 강화할 예정이다. 사고 예방을 위해 앉음석·볼라드·석재화분을 설치해 추가적인 보완을 추진한다.

원활한 교통 소통을 위한 관리에도 나선다. 서대문구는 해제 초기인 약 6개월 간 집중 모니터링을 통해 교통량·속도 등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이를 통해 차량 소통을 위한 연세로 교차로 신호를 조정할 예정이다.

연세로에서 성산로 방향 좌회전 신호시간을 연장하고 성산로 방향 꼬리물기를 사전 예방할 수 있도록 도심방향 신호와 과속 카메라도 설치한다.

교통 흐름에 문제가 발견될 경우 연세로 상행 방향 버스 정류장에는 승객 승하차를 위한 도로 외 별도 공간인 '버스베이' 설치를 적극 검토할 예정이다.
 
문화 활동과 통학 지원 등을 위해서는 '차 없는 거리'를 적극 시행한다. 내년 1월 매주 일요일마다 '주말 차 없는 거리'를 시행해 각종 문화 행사 등을 위한 공간으로 제공한다. 주말 차 없는 거리가 되면 해당 구간을 운행하는 15개 버스 노선은 우회하고 교통 통제가 시행된다. 

홍제초교 인근 통학로 152m 구간에서는 매주 평일 오전 8시부터 9시까지 '시간제 차 없는 거리'를 도입한다. 내년 3월 개학 기간 등을 고려해 지역주민과 협의 후 시행 추진할 예정이다.

윤종장 서울시 교통실장은 "이번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지정 해제는 2년에 걸친 다양한 검토 과정을 거쳐 고뇌 어린 결정 끝에 시행되는 것"이라며 "해제 이후에도 교통 현장과 지역 상황에 맞춘 면밀한 관리 대책 뿐만 아니라 보행 친화 정책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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