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수주 격차 벌어져도…"한국, 조선업 글로벌 경쟁우위 유지"

기사등록 2024/12/19 08:00:00 최종수정 2024/12/19 08:12:34
[서울=뉴시스] HD현대중공업 조선소. (사진=HD현대중공업) 2024.11.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지혁 기자 = 한국과 중국의 글로벌 조선업 수주량 격차가 중국 우위로 크게 벌어지고 있지만 대내외 전망이나 분석은 오히려 긍정적이다. 질적인 면에서 고부가가치 선별 수주가 효과를 톡톡히 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19일 글로벌 금융사 ING가 내놓은 '아시아 조선업 르네상스: 기록적인 수주와 가격 상승'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계가 액화천연가스(LNG),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시장을 주도해 전체 글로벌 점유율 하락에도 경쟁우위를 유지했다고 분석했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1월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은 1092만 CGT(248척)를 수주했다. 중국은 4배 수준인 4177만 CGT(1518척)를 수주했다. 수주 비율에서 중국이 69%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18%로 올해 20%를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내 주요 3사인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은 효율적인 면에서 시장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국 저가 위주로 수주한 중국과 대조적으로 LNG 운반선과 LP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부문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ING는 "한국 조선업체들이 수익성 높은 고부가가치 수주에 집중함으로써 장기적인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전체 수출에서 선박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비교할 때, 한국이 중국 및 일본 조선업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ING는 "중국이 글로벌 조선 시장에서 가장 큰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수주가 자국 선주들로부터 발생해 전체 수출 중 선박 수출 비중은 한국과 일본보다 낮다"며 "지난달까지 한국의 선박 수출은 연초 누계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2% 증가하며 전체 수출 증가율 8.5%를 크게 상회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업계는 수년치 일감을 쌓아둔 상대로 고부가가치 선박을 선별 수주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중국과 수주량 격차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이미 수년치 수주잔고를 확보한 상황에서 굳이 저가 선박을 수주해 단순 수주량을 늘릴 필요는 없다"며 "질적 수주로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내년 1월 출범하는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국내 조선에 큰 관심을 드러내며 협조를 요청한 점도 긍정적인 장면이다.

트럼프의 외교 및 국방 정책이 한국 조선업체들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ING는 "한국이 미국 전투함 정비 및 건조를 위한 차기 트럼프 행정부의 가장 유력한 파트너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며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미국 조선업은 사실상 쇠퇴했기에 미국이 중국과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해외 발주를 늘릴 가능성이 높다.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전투함 건조 능력을 보유한 한국이 기회를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고 분석했다.

강민주 ING 서울지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조선업은 한중일이 치열한 경쟁 구도를 형성하며 선도하는 가운데 새로운 국가들도 꾸준히 시장에 진입하면서 아시아에서 가장 핵심적인 산업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며 "현재의 조선업 빅사이클은 시장에 새롭게 진입하는 신규 기업들과 이미 자리잡은 기존 기업들 모두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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