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로 부총리, 국회 교육위 출석해 답변
"접해 본 후 반응 차이 보는 게 중요해"
"'교과서' 돼야 모든 학교들 골고루 사용"
"'교육자료' 되면 발행사들 소송 가능성"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교사와 학부모가 AI디지털 교과서 도입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설문조사 때문에 정책을 철회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18일 오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회의에서 "2년 동안 계속 준비해 오던 정책들을 그냥 일방적으로 그렇게(철회)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은 김영호 교육위원장,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공동으로 실시한 AI디지털 교과서 관련 학부모, 교원 인식 설문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학부모 7만4243명, 교원 2만7583명 등 10만6448명이 참여한 설문 조사 결과 조사 결과를 보면 학부모 85%는 AI디지털 교과서를 교과서로 도입하는 데 반대했다. 교원까지 포함하면 반대 비율은 86.6%로 더 올라간다. 교육부의 AI디지털 교과서 도입 방식에 대해 87%는 부정적이었고 교육격차 해소에 대해서도 90.8%가 부정적이라고 생각했다.
이 부총리는 과거 늘봄학교에 대해 부정적인 답변이 나왔던 설문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저희가 차근차근 준비해서 잘 시행해 지금은 학부모 80% 이상이 찬성을 하고 있다"며 "AIDT(디지털교과서)처럼 전혀 접해보지 않은 새로운 교육 방식에 대한 설문의 경우 접해본 후 반응 차이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저희가 조사를 한 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지난 17일 발표한 '2024 대한민국 교육혁신 박람회' 참관 전후 교사·학부모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조사 결과 수업 시연 및 수업 참관 교사 356명은 AI 디지털 교과서에 대해 참관 전에는 5점 만점에 평균 3.97점을 줬으나 참관 후에는 4.33점을 줬다. 학부모 17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참관 전 3.53점에서 참관 후 4.23점으로 점수가 향상됐다.
이 부총리는 "설문이 각기 다양한 방식이 있기 때문에 교육부가 객관적인 전문조사기관에 위탁해 지속적으로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AI 디지털 교과서를 교과서가 아닌 교육 자료로 규정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법적으로 교과서는 모든 학교에서 채택해야 하지만 교육 자료는 채택 여부를 학교장 재량에 맡긴다.
이에 대해 이 부총리는 "교과서가 돼야 모든 학교에 골고루 활용할 수 있고, 교육 자료면 학교에 따라 전혀 사용을 안 할 수 있기 때문에 교육 격차가 커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래도 (교육 자료면) 채택하는 학교 수가 확 줄어들기 때문에 교과서 발행사들이 기대수익 침해로 소송을 할 가능성도 높다"고 했다.
정을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것이냐고 묻자 "좋은 타협안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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