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사태 후 첫 기자 간담회…"담화 듣고 첫 인지"
"꿈에도 생각 못해본 일…어떻게 이런 일이 있나"
"사임 의사 총리에 전달…지금 자리에 연연 안 해"
"국가 신인도 문제, 해외 수주 차질 없도록 설명"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발령 전 국무회의에 불참했던 박 장관은 "비상계엄 사실을 대통령 담화를 듣고 처음 알았다"면서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언제든 그만 둘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18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무위원으로서 비상계엄이 발령된 것, 그리고 현 시국상황에 이르게 된 것에 대해 국민들께 송구스럽고 안타깝다"며 이 같이 사과했다.
그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연희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서에 따르면 박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오후 9시18분께 비상계엄 발령을 위해 국무회의를 소집했으나 종료 후에야 도착해 불참했다. 이후 4일 새벽 4시30분께 비상계엄 해제를 위한 국무회의에는 참석했다.
박 장관은 "(3일) 대통령실로 와달라는 요청을 받고 집에서 출발했지만 택시를 타고 도착했을 때 상황이 종료돼 있어 참석하지 못했다"며 "대통령 담화를 듣고 비상계엄 발령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꿈에도 생각해본 적 없는 일이라 그날 그 상황을 판단하고 인지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며 "'어떻게 이런 일이 있나' 생각했었다"고 당시 소회를 밝혔다.
박 장관은 "(비상계엄이) 개인적으로는 다시 없을 줄 알았다"면서도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발령을 내란으로 보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헌법재판소 소관 사항은 제가 말할 부분은 아닌 것 같다"고 즉답을 피했다.
박 장관은 비상계엄 발령 후인 3일 오후 11시50분 서울 중구 정동의 사무공간에서 서울-세종 화상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해 도로, 철도, 항공, 교통, 건설현장 등 정상가동할 것을 지시했다.
그는 "(비상간부회의에서) 각자 정위치해 통신망을 유지하고 상황을 잘 파악하도록 했다"며 "특히 교통물류실장에게는 늦은 시간이지만 다음날 아침 택시나 버스 등 교통수단이 정상적으로 운행될 수 있도록 각 조합에 연락을 돌려줄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4일 오전 한덕수 국무총리가 주재한 국무위원 간담회에서는 내각 총 사퇴 의견이 나왔으며 박 장관 역시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박 장관은 "국무위원 간담회에서 그 (비상계엄 발령) 회의를 갔든 안 갔든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판단이 주류였다"면서 "전체 내각이 사임 의사를 밝히기로 다수 뜻이 모아졌고 국무총리가 이를 받아 든 상태다. 언제든 그만 둘 각오가 돼 있다는 뜻으로 저 역시 지금 자리에 연연할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장은 행정부처 수장으로서 부동산 시장 안정 등 민생 정책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국정이 빨리 정상화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행정부처 장관으로서 챙겨야 할 책무도 있기 때문에 1기 신도시 등 국민이 불안해 하거나 걱정하는 사안에 대해 걱정 안 하셔도 된다고 우선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 전반적인 국가 신인도가 하락함으로써 해외 건설사업 발주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국가 신인도 문제는 있을 수 있다"면서도 "주요 발주처나 그간 만났던 국가 장관들, 공관을 통해 한국이 건전하고 선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하는 등 수주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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