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시스]광주전남취재본부 = ◆광주 민간·군공항 이전…정부 협의 단계서 '스톱’
광주와 전남지역 최대 현안인 광주 민간·군공항 무안공항 통합 이전사업은 올해도 실타래를 풀지 못했다.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가 지난해 12월17일 광주 민간·군공항을 무안공항으로 통합 이전하기로 합의문을 발표하며 급물살을 타는 듯 했지만 여전히 답보 상태다. 지난 7월 강 시장과 김 지사, 김산 무안군수가 노력 끝에 3자 회동을 진행한 것도 무안군의 반대 입장만 확인한 채 마무리됐다. 광주시는 무안지역에 열린대화방까지 설치하고 공무원을 파견해 홍보물 전달, 소음 토론회 등을 하며 주민 설득에 나섰다.
이후 무소속이었던 김 군수가 민주당 입당을 계기로 중앙당 차원의 논의가 진행됐으며 지난 13일에는 3년여 만에 국무조정실·국토교통부·행정안전부·국방부·광주시·전남도가 참여하는 정부협의체가 계획됐지만 12·3 비상계엄사태로 무산됐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무안군의 정부협의체 불참에도 불구, 정부와 지속적인 실무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혀 얽힌 실타래가 풀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의정 갈등에 전공의 공백 현실화' 지역의료 위기 가중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에 반발한 수련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은 의료 소외 지역인 광주·전남에서 후폭풍이 더욱 컸다. 지역 주요 상급종합병원인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에서도 지난 2월부터 전공의 집단 사직서 제출이 가시화됐다. 전공의들이 끝내 돌아오지 않자 6개월여 만에 전남대병원 225명, 조선대병원 107명, 기독병원 17명 등 지역 수련 전공의들의 사직서가 일괄 수리됐다. 전공의 장기 이탈 과정에서 시·군 단위 공중보건의들도 일시 차출돼 응급실 등에 배치되면서 낙후 지역의 의료체계 위기가 가중됐다. 지역 응급의료의 중요한 축이었던 전남대·조선대 두 대학병원은 그야말로 '빨간불'이 켜졌다. 비상 진료 체계에 돌입했지만 응급 위중증 환자 중심으로 병동을 폐쇄하거나 수술 일정을 재조정했다. 외래 진료 축소에 따른 재정 부담도 크게 늘었다.
올해 하반기 전공의 모집 역시 미달되며 지역 의료의 미래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수련 과정을 거치지 않은 일반의로 공백을 일부 해소하려 했으나 난항을 겪고 있다. 전남대·조선대 의대생들도 증원에 반발, 대거 1·2학기 동맹 휴학에 동참해 의정 갈등 후유증은 길어질 전망이다.
◆여수산단 휘청·미분양 급증…광주·전남 경제 '빨간불'
올해 광주·전남 지역경제에 켜진 빨간불이 비상계엄으로 촉발된 탄핵 정국과 맞물려 새해에도 꺼지지 않고 지속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전남 지역경제의 큰 축인 여수국가산단 화학업체들이 중국발 공급과잉과 글로벌 경기침체, 원자재 가격 폭등 등으로 최대 위기에 직면해 있다. 국가산단 소재지인 여수시의 경우 올해 7월 지방세 징수액이 1813억원으로 지난해 7월 2958억원 대비 47.8% 감소했다. 공장 가동률도 기존 90%에서 70%대로 감소하면서 '이대로 가면 여수산단은 10년 안에 문을 닫는다'는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전국적으로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 여파로 광주·전남 아파트 분양시장 한파도 지속되고 있다. '마이너스 프리미엄' 아파트가 속출한 가운데 9월 기준 준공 전 미분양 아파트는 광주 6782가구, 전남 3120가구로 1만 가구에 육박한다. 문제는 내년에 재개발 단지를 중심으로 1만 가구 물량이 추가로 쏟아질 전망이어서 지역 건설업계는 생존 전략 마련에 비상이다.
◆'풀고 잡고' 전남 제초용 우렁이 사업 혈세 줄줄
'농도' 전남에서 친환경 제초 농법으로 주목받던 효자 왕우렁이가 애물단지가 됐다. 전남에선 올해 왕우렁이를 공급한 21개 시·군 2만9256㏊중 9개 시·군 5034㏊에서 왕우렁이 피해가 발생했다. 온난화로 개체 수가 불어난 왕우렁이가 잡초뿐만 아니라 어린모까지 갉아먹었다. 대리신청 관행 등에 따른 무분별한 공급도 농작물 피해를 키우고, 혈세 이중 낭비를 초래했다. 올해 약 32억원을 들여 벼농가에 왕우렁이를 공급했지만 모 피해가 확산하자 또다시 5억원 이상을 들여 살충제를 보급, 왕우렁이 방제에 나서면서 혈세가 이중으로 샜다. 전남도는 우심지구 지정과 대리신청 예방을 위한 서류 절차를 개선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10대 소녀·쌍둥이 살해에 뺑소니 도주…국민적 공분
묻지마 10대 소녀 살인과 마세라티 뺑소니, 7개월 쌍둥이 살해까지 충격적인 사건들이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다. 박대성은 9월26일 오전 0시42분께 전남 순천시 조례동 한 도로변에서 길을 걷던 10대 소녀를 쫓아가 흉기로 무참히 살해했다. 자신의 처지에 대한 불만에 일면식도 없는 소녀를 살해한 '묻지마 살인'이라는 점에서 전 국민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 검찰은 박대성에게 살인을 구형했다.
9월24일 오전 3시11분께 광주 서구 화정동 한 도로에서 음주상태로 수입차 '마세라티'를 시속 128㎞로 몰던 김모(32)씨가 앞서가던 오토바이를 들이받아 20대 연인을 사상케 했다. 이후 구호 조치 없이 달아난 김씨는 지인의 도움으로 도피를 이어가다 검거돼 1심 재판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11월18일 오전8시30분께 전남 여수시 웅천동 자택에서 생후 7개월이 된 쌍둥이 자매를 살해한 40대 친모가 검거되기도 했다. 육아 스트레스를 참지 못해 남편이 없는 사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검찰은 친모를 구속 기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