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정부의 동해 유전 개발 사업인 대왕고래 프로젝트 관련주는 지난 12·3계엄사태 후 급락을 이어왔다. 하지만 최근 탄핵 정국 속에서도 탐사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상승세로 전환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왕고래 대표주인 한국가스공사 주가는 이번주 들어 지난 17일까지 6.28% 상승했다. 동양철관(8.61%), 화성밸브(7.64%), 넥스틸(4.84%), GS글로벌(3.94%), 포스코인터내셔널(0.26%)도 올랐다.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 긴급 대국민 브리핑을 통해 직접 개발 의지를 피력할 정도로 공을 들인 현 정부의 핵심 정책 과제다. 하지만 계엄사태 이후 국회에서 대왕고래 예산 497억원이 전액 삭감되며 사업 추진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탄핵정국 속에서도 대왕고래 프로젝트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 호는 지난 16일 밤 부산외항을 출발, 1차 시추장소인 포항해역으로 출항했다. 시추 지역인 경북 포항 영일만 해역에서 시추를 위한 구멍을 뚫는 작업은 오는 20일께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 1차공 시추에는 1000억원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공사가 자체 예산을 절감해 사업 비용을 최대한 확충할 방침이다. 시추 작업은 해수면 아래 1㎞ 이상 깊이의 대륙붕 해저까지 시추공을 뚫은 후 시료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시료를 채취하기까지 최대 두 달 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시료 채취 후 각종 데이터를 분석, 내년 상반기 중 시추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시추 결과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예산이 되살아날 가능성도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정치적 불확실성에 휩싸인 정책 테마주에 대한 극단적 매도보다는 선별적 정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신한투자증권 이재원 연구원은 "시추 진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초유의 비상계엄령 선포 후 정부 정책 관련주가 급락했지만 예산 삭감 후에도 정부의 추진 의지가 강력하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산업통상부 1차관은 정부 재정 지원이 없다면 석유공사가 사채를 발행해서라도 계속 추진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며 "정치 불확실성 해소 여부와 시추과정의 성공적 진행 여부에 주가 추이가 달렸다"고 설명했다.
IBK투자증권 기간산업분석부는 "시추선이 출항해 이번주 첫 탐사작업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지며 대왕고래 관련주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IBK증권 정용택 연구원은 "정치 불확실성이라는 악재를 소화한 증시가 단기 반등하고 있다"며 "다만 정치적으로 의견이 갈리는 업종에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현대차증권 이화진 연구원은 "유틸리티는 이른바 '대왕고래 프로젝트'로 알려진 경북 포항 영일만의 가스전 개발 사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연초 이후 모멘텀 지속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계엄사태 후 낙폭 상위 업종의 주요 공통점은 '정부 정책 지속성 여부'였다"며 "반대로 말하면 정치 리스크의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는 업종"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증권 유재선 연구원은 "한국가스공사의 경우 본질적으로 따져보면 대왕고래 프로젝트와 연결할 부분이 많지 않다"며 "석유공사가 상장사였다면 가스공사는 수혜주로 분류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연구원은 "지분 참여 가능성과 강도에 있어 글로벌 메이저 업체 또는 국내 석유개발(E&P) 업체 대비 높다고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탐사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생산까지 도달하는 확률이 낮고 시간도 길다는 점에서 기대수익 할인이 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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