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정치인들, 본인 홍보에 현 상황 이용"
"오르반, 푸틴 어떻게 압박할 거냐" 비아냥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직접 소통할 것이라며 중개자는 필요 없다고 밝혔다.
17일(현지시각) 우크린포름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 산하 지방 및 지역 당국 회의에서 "현재 미국은 과도기에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난 트럼프 대통령과 소통하고 있고, 우린 여러 차례 만남과 대화를 가졌다"며 "난 중개자가 필요하지 않다. 일부 정치인들은 단지 이 상황을 본인 홍보에 이용하려고 할 뿐"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이어 "그와 같은 사람들이 간섭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우린 미국과 직접적인 관계가 필요하다"며 "우린 강력한 국가이며 푸틴의 침략을 통해 전장에서 이를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를 직접 언급하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럽에 그런 현대적 예가 있나? 아니다. 오르반은 그런 군대를 갖고 있나? 푸틴을 어떻게 압박하겠냐"며 "농담이나 미소로 할 거냐"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우린 트럼프팀과 적극 협력하고 있고, 아직 도입 단계"라며 "현 단계에선 그(트럼프)가 취임 전 법적 제한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그때까지 우린 백악관 및 바이든 대통령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 임기 말인 현재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증가하고 있는 건 유감이라고도 언급했다.
친(親)러시아 성향인 오르반 총리는 최근 우크라이나에 크리스마스 휴전과 대규모 포로 교환을 제안했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1시간 넘게 통화하며 우크라이나 전쟁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지난 9일엔 플로리다 마러라고를 찾아 트럼프 당선인은 물론 '퍼스트 버디'로 불리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관련 논의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이 오르반 총리를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휴전 관련 메시지를 전했는지는 불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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