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정경선 현대해상 전무 활약
'디지털 혁신'과 '글로벌 진출' 주요 과제로 주목돼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중하(43) 교보생명 그룹경영전략담당 겸 그룹데이터TF장은 11일 정기인사에서 경영임원(상무)으로 승진했다. 그가 교보생명에 입사한 지 10년 만이다.
신 상무는 디지털 전략 부문에서 중책을 맡아 왔으며 이번 승진으로 인공지능(AI) 활용과 VOC데이터담당 겸 그룹경영전략 담당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교보생명은 자사의 'VOC(Voice Of Customer)'의 경우 고객의 소리에 포함된 고객의 민원을 해소할 뿐만 아니라 축적된 고객의 민원을 데이터화, 고객의 수요를 적극 발굴해 상품·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신중하 상무는 1981년생으로, 미국 뉴욕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외국계 투자은행(IB)인 크레디트스위스 서울지점에서 2년여간 근무했다. 2015년 교보생명 관계사인 KCA손해사정에 대리로 입사해 보험 가입부터 지급까지 보험 전 과정과 관련한 경험을 쌓았다.
이어 다시 유학길에 올라 컬럼비아대에서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수학했다. 2021년 교보정보통신(현 교보DTS)에 입사해 디지털혁신(DX)신사업팀장으로 일했고, 이듬해 5월 교보생명에 차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그룹디지털전환(DT)지원담당, 그룹데이터전략팀장을 맡으면서 그룹의 데이터 체계 구축과 DT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개선방안을 수립함으로써 그룹 내 DT 가속화를 지원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이번 신중하 상무 승진은 일반 임직원과 동일한 인사원칙이 적용됐다"며 "본격적인 경영승계 포석이라기보다 신창재 의장의 인사원칙에 따라 착실하게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 3세 경영인 중 가장 전면에 나선 인물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39) 사장이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2월 김 최고디지털책임자(CDO) 부사장의 최고글로벌책임자(CGO) 사장 승진을 발표하며 3세 경영 승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 사장은 한화생명에서 주로 디지털 분야에 근무하며 이 회사의 디지털화, 본인의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한 글로벌화를 적극적으로 이끌고 있다.
김동원 사장은 1985년생으로 미국의 명문 세인트폴고와 예일대를 졸업했다. 이후 2014년 한화생명에 디지털팀장으로 입사한 후 전사혁신실 부실장, 디지털혁신실 상무, 해외총괄 겸 미래혁신총괄,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CDSO) 겸 전략부문장, 최고디지털책임자(CDO) 등을 거쳐 9년 만에 사장에 올랐다.
한화생명은 김 사장의 사장 취임 당시 "김동원 사장은 향후 CGO로서 다양한 글로벌 사업 추진과 기존 해외사업 관리체계 고도화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 성과창출에 주도적 역할을 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화생명은 5월 인도네시아 리포그룹이 보유한 노부은행의 지분 총 40.0%를 매입하며 이 나라에서 보험업을 넘어 은행업에도 진출했다. 이는 올 1월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김동원 사장이 존 리아디 리포그룹 대표와 만나 나눈 대화가 이번 계약의 초석이 됐다. 두 사람은 당시 지분투자건을 비롯해 두 회사 간 협력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의 장남인 정경선(38) 전무는 최근 산업계 화두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문가다. 그는 앞으로 디지털·AI로의 전환을 비롯해 ESG 경영 내재화를 통해 지속가능성 있는 성장, 회사 브랜드 가치 제고에 집중할 것으로 분석된다.
1986년생인 정 전무는 지난해 말 최고지속가능책임자(CSO)로 선임됐다. 그는 고려대에서 경영학을 미국 컬럼비아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수학했다. 이후 비영리 단체와 임팩트 투자사, 루트임팩트, 에이치지이니셔티브(HGI) 등을 설립했다.
임팩트 투자란 환경, 빈곤, 교육 등 다양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이나 프로젝트에 투자하면서 재무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함께 창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그의 입사와 함께 조직개편을 단행, 지속 가능한 성장과 미래경쟁력 강화를 위해 부문급 임원 기구인 CSO를 업계 최초로 신설했다.
다만 현재 이들의 회사 주식보유 수준은 크지 않다.
9월 말 기준 교보생명은 신창재 의장이 최대주주로 33.78%를 보유했다. 신 의장의 누나인 신경애씨와 신영애씨가 각각 1.41%, 1.17%를 소유했고 신중하 상무는 주식을 1주도 갖고 있지 않았다.
한화생명은 대주주 한화가 43.24%를 보유했다. 김동원 사장의 지분율은 0.03%에 그쳤다.
현대해상을 살펴보면 정몽윤 회장이 전체의 22.00%를 보유했고, 정경선 전무가 두 번째로 많은 0.45%를 보유 중이다. 이어 정몽윤 회장의 장녀인 정정이씨가 0.38%를 보유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시장이 포화상태라 국내에서만의 경쟁으로는 더이상 보험사의 발전에 한계가 있다"며 "3세들의 글로벌 역량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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