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좀 살려주세요”…전 여친 폭행·감금·혼인신고, 30대 실형

기사등록 2024/12/16 16:14:15 최종수정 2024/12/16 20:00:24

법원 "죄질 매우 좋지 않아"


[남양주=뉴시스]이호진 기자 = 노래방에서 만나 잠시 사귀었던 여성을 협박해 감금하고 혼인신고까지 한 30대 남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안복열)는 감금치상과 상해, 특수협박, 강요, 폭행,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A(31)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A씨는 지난 7월 1일 오후 2시께 인천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 앞에서 연인 관계였던 피해자 B(35·여)를 협박해 차량에 태운 뒤 6일간 경기 시흥과 가평, 인천 일대로 끌고 다니며 감금·폭행하고 전치 4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와 B씨는 지난 4월 말 노래방 손님과 종업원 관계로 만나 약 2개월간 교제했던 사이로, B씨는 교제 시작 직후부터 시작된 A씨의 상습적인 폭행에 시달리다가 연락을 끊고 잠적했지만 주소지를 알아낸 A씨가 찾아와 가족을 죽일 것처럼 협박하자 차량에 탄 것으로 조사됐다.   

엿새 간의 감금 기간 동안 A씨는 B씨가 전 남자친구에게 도움을 청하려 한 것 등을 이유로 휴대전화를 빼앗고 B씨를 주먹과 발로 수차례 폭행해 늑골 골절 등 전치 4주의 상해를 입혔으며, 폭행으로도 모자라 흉기를 목에 들이대며 위협하거나 끓는 물을 B씨 근처에 부어 화상을 입하기도 했다.

특히 감금 3일째인 7월 3일에는 차량 안에서 B씨에게 혼인신고서를 작성토록 강요한 뒤 이를 곧바로 인근 시청에 제출해 B씨와 혼인신고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의 범행은 B씨가 7월 6일 오후 10시50분께 가평의 한 펜션에서 빌린 휴대전화로 112에 “저 좀 살려주세요”라고 신고를 할 때까지 이어졌으며, A씨는 B씨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 뒤로 숨자 경찰관들까지 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법정에서 일부 증거가 명확한 상해와 공무집행방해 혐의 외에 대부분의 범행을 부인했으나, 재판부는 피해자의 상해 기록과 통화 녹음, 경찰 신고 기록,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 등을 근거로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교제 중이던 피해자를 여러 차례 폭행하고 상해를 입혔고, 가족을 대상으로 한 협박에 겁먹은 피해자를 감금하고 폭행한 것도 모자라 혼인까지 강요하는 등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과거 교제하던 상대를 폭행해 집행유예 선고를 받고도 집행유예기간이 끝나가는 시점부터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점, 피해자에게 허언증이 있어 피해 내용을 과장한다는 등 피해자에 대한 사죄나 반성의 기미를 찾아보기 어려운 점,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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