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뉴시스 선정 10대 국제뉴스⑨] 혼란의 유럽…영국·프랑스·독일 리더십 '흔들'

기사등록 2024/12/18 05:09:00 최종수정 2024/12/18 06:26:24
[리버풀=AP/뉴시스]올해 유럽은 영국·프랑스·독일 등 서유럽을 중심으로 리더십 위기에 직면했다. 사진은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지난 9월24일(현지시각) 영국 리버풀에서 열린 노동당 당대회에서 연설하는 모습. 2024.12.13.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올해 유럽은 영국·프랑스·독일 등 서유럽을 중심으로 리더십 위기에 직면했다. 영국 노동당은 지난 7월 총선에서 보수당을 300석에 가까운 의석수 차이로 밀어내면서 14년 만에 정권 교체를 이뤄냈다. 변화를 열망하는 민심을 반영해 하원 의석 중 3분의 2가량을 노동당이 가져갔다.

영국 보수당은 리시 수낵 전 총리를 끝으로 내각 수상 자리를 키어 스타머 총리에게 넘겼다. 하지만 총리 취임 100일도 채 안 돼 스타머 총리는 ▲호감도 26% ▲비호감도 52% ▲정부 정책 지지율 18% ▲정부 정책 불지지율 59% 등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다. 불만은 주로 이민, 공공의료, 조세, 복지 부문에서 나타났고 총리를 포함한 내각 고위 관료가 '선물 추문'에 휩싸이면서 민심은 노동당으로부터 이탈했다.

프랑스는 지난 6~7월 총선에서 극좌·우 정당의 약진 속 여당 연합 앙상블(ENS)이 영향력을 크게 잃어 어떤 정당도 단독 과반을 차지하지 못한 '헝 의회' 정국을 맞았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총리 후보 지명에 난항을 겪었다. 당시 마크롱 대통령은 신임 총리로 제4당인 공화당(LR) 소속 미셸 바르니에를 임명했다.

바르니에 정부는 야당과 다음 해 예산안을 두고 충돌했다. 그러던 중 이달 초 취임 90일께 만에 정부 불신임안이 국민의회(하원)에서 통과하면서 바르니에 총리는 제5공화국 역사상 최단명 총리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표결 열흘 만에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수아 바이루 민주운동당(MoDem) 대표를 새 총리로 임명했다.

독일도 지도력 상실이 현실화했다. 독일 연방의회는 사회민주당(SPD) 소속 올라프 숄츠 총리가 제출한 신임안을 표결한 끝에 찬성 207표, 반대 394표, 기권 116표로 부결 처리했다. 숄츠 총리 불신임이 현실화하면서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의 의회 해산으로 다음 해 2월23일 조기 총선을 치르게 됐다. 불신임안 부결이 없었다면 원래 총선은 다음 해 9월 치러질 예정이었다.

'우클릭' 기류가 감지돼 온 유럽은 지난 6월 유럽연합(EU) 입법기관 격인 유럽의회 선거로 이 같은 분위기를 정치 제도 안에 불어넣었다. 좌파~중도로 분류되던 교섭단체(정치그룹)는 쇠퇴했고, 중도우파~극우 성향 교섭단체는 의석을 확대했다. 최다 의석 교섭단체인 중도 우파 유럽인민당(EPP)을 이끄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달 2기 집행부 임기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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