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국방, 양국 동맹 심화 재확인…韓 정세 대응도 논의

기사등록 2024/12/11 12:01:21 최종수정 2024/12/11 14:28:17
[도쿄=AP/뉴시스]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왼쪽)이 10일 일본 도쿄에 있는 총리관저에서 면담에 앞서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2024.12.11.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일본을 방문중인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과 전날 방위성에서 회담을 갖고 미일 동맹 심화를 재확인하는 한편, 한국 정세에 대한 대응도 논의했다고 아사히신문이 11일 보도했다.

오스틴 장관의 이번 방일은 내년 1월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바이든 정권하에서 쌓은 미일 동맹 심화의 재확인이 목적이지만,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이 내놓은 '비상 계엄' 이후 혼란스러운 한국 정세에 대한 대응도 미일 간 의제가 됐다고 아사히가 전했다.
 
방위성에 따르면, 한국 정세에 대해 나카타니 방위상은 "특별하고 중대한 관심을 가지고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고, 오스틴 장관은 한미동맹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한 다음, 두 사람이 한미일 3국의 협력 강화를 확인했다고 한다.
  
또한 미군 수송기 오스프리의 일시적인 운용 정지와 관련해 일본측이 정보 제공을 의뢰했고, 미일 양국이 긴밀히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한미일 3국 관계를 둘러싸고 2022년 윤 대통령이 취임 후 한일 관계 개선은 급속히 진행됐고, 이에 따라 3국의 방위 협력도 강화됐다고 아사히가 설명했다.

지난 11월 페루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는 '3국 협력사무국' 설치에 합의했지만, 바이든 행정부 주도로 한미일 3국 공조의 '제도화'를 꾀하는 순간 한국의 정세가 급변했다.

방위성 한 간부는 이번 미일 국방장관 회담의 의의에 대해 "한국이 불안정화하는 가운데, 미일 관계의 흔들림 없는 중요성을 내외에 나타내고 싶다"고 강조했다고 아사히가 전했다.
 
다만 방위성 내에는 다자간 협력에 부정적인 트럼프 정부 2기 출범도 염두에 두고, "한국이 정권 교체하면, 지금까지 3개국에서 쌓아 온 것이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고 신문이 덧붙였다.

오스틴 장관은 나카타니 방위상과의 회담 전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를 예방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10일 총리관저에서 오스틴 장관과 만나 안보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시바 총리는 면담에서 "자유롭고 열린 인도 태평양을 실현하기 위해, 동맹의 억제력·대처력의 강화에 일·미가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오스틴 장관은 "미일 동맹의 중요성은 전에 없이 높아지고 있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자위대와 미군의 사령부 기능 향상과 방위장비 기술협력 추진 등을 계속할 것임을 확인하고 동지국과의 협력을 계속할 필요성도 공유했다.  

아사히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면담 서두에 "일주일이 지나면 세상은 확 바뀐다. 한국이 이렇게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고 말했다고 한다. 오스틴 장관은 "매우 변동이 많은 시기이지만 미일동맹이 인도태평양의 평화와 안정의 초석으로 계속 남아 있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이시바 정권 출범 후 오스틴 장관의 방일은 이번이 처음이며, 임기 중 방일은 마지막이 될 전망이다. 당초 일본과 함께 한국도 방문해 한미일 3국 안보협력의 중요성을 확인할 예정이었으나 비상계엄 선포로 인한 한국의 정치혼란으로 오스틴 장관은 방한을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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