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하닉, 아직 美 정부와 막바지 협상
바이든 정부 협상 속도…연내 마무리 기대감
감액 없이 보조금 확정 지을지도 관건
TSMC와 인텔에 이어 마이크론까지 미국 정부와 협상을 끝내면서 미국에 공장을 짓는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 중 보조금을 확정 짓지 못한 곳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만 남게 됐다.
단 내달 임기 종료를 앞둔 바이든 행정부가 보조금 지급에 서두르고 있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연내 보조금 확정 발표가 유력하다는 기대가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마이크론에 보조금 61억6500만 달러(8조8000억원)를 지급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4월 상무부가 마이크론과 예비거래각서(PMT)를 체결했을 때 금액과 동일하다.
마이크론은 이 보조금을 활용해 미국 뉴욕주 및 아이다호주에서 반도체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상무부는 이들 공장 두 곳에서 최소 2만개 일자리가 나올 것으로 본다.
TSMC와 인텔 등 주요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지난달 미국 정부와 협상을 끝내고, 보조금을 확정 지었다. TSMC는 66억 달러(9조4400억원), 인텔은 78억6600만 달러(11조2500억원)를 받기로 했다.
주요 업체들 중 미국 정부와 막바지 협상 중인 곳은 이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만 남으면서, 이들 업체에 대한 보조금 확정이 언제 이뤄지느냐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보조금 지급 규모가 연내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바이든 행정부가 임기를 한 달 앞두고 있는 만큼 협상에 속도를 올리고 있어서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집행을 완수하려 노력 중이며 이를 위해 직원들에게 주말 근무까지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몬도 장관은 "임기를 마치기 전 모든 반도체 보조금 예산을 배정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보조금 확정이 늦어지는 배경에 대해 전체 투자금 대비 보조금 비율이 다른 업체들보다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이 때문에 미국 정부가 보조금 타당성을 좀 더 면밀하게 들여다 보고 있다는 것이다.
당초 미국 정부가 예비거래각서를 통해 밝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보조금 규모는 각각 64억 달러(9조1600억원), 4억5000만 달러(6400억원)다. 투자금 대비 보조금 비율로 따지면 각각 14.5%, 11.6%로 TSMC(10.2%)와 인텔(8.5%)보다 한결 높다.
다만 투자를 늦추고 있는 인텔을 제외한 TSMC와 마이크론 등 주요 업체들이 예비거래각서의 금액 대로 협상을 끝낸 것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감액 없이 보조금을 확정 지을 공산이 크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보조금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명확히 밝힌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한 달 안에 바이든 행정부와 최종 계약을 하지 못하면 자칫 협상을 다시 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비상 계엄으로 한국 정부 당국 및 정치권의 지원이 불투명한 상태인 것도 협상에 변수가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기업들이 얼마나 큰 경제 효과를 낼 수 있을지 미국 정부에 마지막으로 강조해야 한다"며 "지원 비율이 높기 때문에 삭감 없이 보조금을 확정 짓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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