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6년 수교 이래 경제·군사 지원 지속
핵무기·화학 무기도 지원…반군 줄곧 비난
러·이란 너무 취약해진 아사드 지원 중단
북한의 핵보유 자위정책 강화하는 요인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바샤르 아사드 시리아 전 대통령 정권이 붕괴하면서 북한이 중동의 핵심 우호국을 잃었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 뉴스(NK NEWS)가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NK 뉴스는 또 아사드 정권의 붕괴는 러시아에 의존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것을 보여주며 이는 북한의 자위 정책을 뒷받침한다고 지적했다.
24년 강압통치를 해온 아사드 정권의 몰락으로 북한에게 가장 중요한 중동 협력국이 사라졌다.
수십 년 동안 대량파괴무기 개발 등 군사 협력을 지속해온 시리아 정권이 사라짐으로써 북한의 대중동 정책이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게 됐다.
러시아와 이란이 아사드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것도 북한으로선 우려되는 일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안보를 동맹에 의존하지 않고 자위를 중시해왔기에 북한의 대외정책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수십 년 지속된 북한 시리아 협력관계
양국이 수교한 것은 1996년이며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자주 친서를 교환하는 등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양국 협력은 수교 직후부터 군사협력에 집중됐다. 1967년 발발한 6일 전쟁 직후 북한이 시리아에 무기를 지원했으며 1973년 욤키푸르 전쟁 때 전투기 조종사와 군 훈련 조교, 무기를 지원한 이래 수십 년 동안 지원을 계속했다.
북한은 특히 2000년대 초 알키바르 핵반응로 건설도 지원했다. 이곳은 이스라엘이 2007년 폭격해 파괴했다.
또 화학무기도 여러 차례 지원해 아사드 정권이 2011년 내란에 사용하도록 했다.
이처럼 긴밀했던 관계가 아사드의 몰락으로 계속 이어지기 어려울 전망이다. 북한이 아사드를 경제적, 군사적으로 지원하면서 반군 세력을 공개적으로 비난해 온 때문이다.
시리아는 북한의 대 중동 정책에서 핵심 축이었다. 아사드 정권이 붕괴함으로써 냉전 이후 신뢰할 만한 중동 국가를 잃게 된 것이다.
시리아는 북한과 우호적이든 대부분의 나라들이 한국과 수교한 것과 달리 줄곧 수교를 거부해왔다.
◆러시아, 이란과 협력 관계에 미칠 파장
아사드 정권의 몰락은 북한에게 러시아와 이란에 대한 의존을 돌이켜보게 만드는 사건이다.
김정은은 최근 러시아와 관계를 크게 진전시켜왔고 이란은 오래 전부터 북한의 핵심 협력국가였다.
그런 러시아와 이란이 갑작스럽게 시리아에 대한 지원을 끊으면서 아사드 정권이 붕괴한 것을 본 북한으로선 계란은 한 바구니에 실으면 위험하다는 교훈을 새삼 느낄 것이다. 사실 북한은 오래전부터 이 점을 충분히 의식해왔다.
크리스토퍼 그린 네덜란드 라이덴대 교수는 북한이 러시아와 관계가 우크라이나 전쟁 동안만 이어질 수 있는 임시적 관계임을 잘 안다고 지적했다.
소련이 붕괴하고 러시아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러시아로부터 외면당했던 경험을 북한 이미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린 교수는 북한이 러시아, 이란과 관계를 중시하는 것은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줄이기 위한 측면도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와 이란이 보호하기 힘들 정도로 아사드 정권이 취약해진 점이 드러나면서 북한은 핵무기를 바탕으로 한 자위정책을 한층 강화하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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