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는 '계엄 사유 유력피셜'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 따르면 계엄 사유로 총 5개가 제시됐으며, 누리꾼들은 복수선택으로 투표할 수 있다. 선택 항목은 '와이프의 "게임이나 해 이 OO아"를 잘못 들음', '대통령 매뉴얼 넘기다 "이 기능이 있네. 해볼까" 함', '비트코인 옵션 검', '영화 '서울의 봄' 정우성 보고 "어, 재미있겠다" 함, '술 먹고 아침에 깸' 등이 제시됐다.
해당 투표에는 이날 오전 11시30분 기준 361명이 참여했으며, 복수선택을 했다는 응답자들이 많았다. 투표 결과 '술 먹고 아침에 일어난 것'이라는 항목이 37%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누리꾼들은 "비상계엄이 진짜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했던 것 같다", "잠깐 동안이지만 아수라장되고 감춰야 할 큰 비밀이 생기거나 탄핵보다 위험한 증거가 발각되어 없애는데 시간 벌려고 한 것 아니냐" 등 비판적인 의견을 달았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오후 10시 25분께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대국민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자유 민주주의 헌정 질서를 붕괴시키려는 반국가 세력에 맞서 결연한 구국의 의지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고 밝혔으나,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외신들의 지적이 나왔다.
존 닐슨 라이트 케임브리지대 조교수는 CNN 방송에 "기괴한 일이 일어났다"며 "이는 명백한 정치적 움직임으로 보이며 그 누구도 설득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영국 BBC는 "윤 대통령은 심야 TV방송을 통해 발표한 과감한 결정에서 '반국가 세력'과 '북한의 위협'을 언급했지만 그것은 곧 외부의 위협이 아닌 자신의 절박한 정치적 문제(desperate political troubles) 때문이라는 것이 분명해졌다"고 보도했다.
이어 "야당은 대통령 거부권이 없는 주요 정부 예산안 삭감을 제안했고 대통령 부인에 대해 (부실)수사·감사를 한 (최재해)감사원장과 고위검찰(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을 탄핵하려 했다"며 윤 대통령이 압박감을 느꼈을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일본 교도통신은 "윤 대통령이 임기 절반이 지난 시점에서 지지율이 20%로 저조한 상황을 타개하려는 목적도 있어 보인다"며 "그는 반국가 세력 척결을 주장했지만 그 세력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지칭하는지 명확하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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