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홍천 사망 통신병 억울한 죽음 밝혀지기를'이라며 숨진 김모(20) 일병의 어머니 A씨가 작성했다는 호소문이 공유됐다.
A씨는 “아들 죽음이 제대로 밝혀질 수 있게 관심을 가져달라. 진실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질 수 있게, 정당한 처벌이 이뤄질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A씨는 군 수사 당국에 전해 들은 당시 상황을 시간대별로 정리했다. A씨가 작성한 호소문에 따르면 통신병이던 김 일병은 지난달 25일 오전 8시께 무전병 3병을 호출하는 방송을 듣고 통신장비를 차에 실은 뒤 중사·하사·운전병·상병 등 4명과 훈련장소인 아미산으로 향했다.
현장에 도착하자 중사는 "차에서 확인할 게 있다"며 대원들만 올려보냈고, 동행한 운전병이 중사 대신 12kg 장비를 메고 산에 올랐다. 하사와 상병, 김 일병도 각각 12㎏, 14.5㎏, 25.16㎏의 장비를 메고 산에 올랐다. 이 과정에서 운전병이 "다리를 삐었다"며 짐을 김 일병에게 지게 했다.
A씨는 “아들이 25㎏의 짐과 12㎏의 짐을 번갈아 올려다 놓고 내려와 다시 자신의 짐을 올려다 놓는 식으로 산을 올랐다”며 “수사 과정에서 운전병은 예정에 없던 훈련을 하게 돼 전투화가 아닌 운동화를 신었고, 차에 대기하고 있던 중사는 원래 훈련에 참여해야 하는 인원이었지만 차에서 휴대전화를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고 당일 오후 1시36분께 산을 오르내리던 김 일병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일행이 수색에 나섰고, '살려달라'는 외침이 들려오자 인근 지역을 수색한 끝에 오후 2시29분께 발견했다"며 "26분 뒤인 오후 2시56분께 포대장 지시로 119에 구조를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이날 오후 4시56분께 군에서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아들이 훈련 중 굴러 다리를 다쳤는데, 무전기를 메고 있어서 정신을 잠시 잃었다 했다”며 “이후 군으로부터 목적지를 원주 세브란스 기독병원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소식을 듣고 강원도로 향하던 중 대대장으로부터 ‘김 일병이 심정지라고 합니다. 죄송합니다’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아들을 발견하고 26분이란 시간을 군대 소대장, 중사 등과 통화하며 버렸고, 산이 험해 지상 구조가 되지 않는 걸 알면서도 의무군대 종합센터에는 1시간 뒤에 신고했다”고 주장했다.
또 “신고 후 1시간 52분 뒤 군기가 도착했으나 아들을 싣고 이륙하는 데 실패해 다시 돌아갔다”며 “다시 소방 헬기를 요청해 기다리던 중 심정지가 와 심폐소생술(CPR)을 26분간 실시했지만 심정지 상태에서 병원으로 이송해 사망 판정을 받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우왕좌왕하며 혹여 잘못될까 정확한 판단을 내리지 못해 아이를 죽음에 이르게 한 사실을 감당하기 힘들다"며 "잘 다녀오겠다고, 건강하게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라던 아들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없음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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