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지켜야" 소비자단체, 오리온 과자가격 '인상 철회' 외친 까닭

기사등록 2024/12/03 18:00:18 최종수정 2024/12/03 18:18:16

오리온, 이달 1일부 주요 제품 가격 평균 10.6% 인상

소비자단체 "호실적에 원재료 인상분 부담 소비자에 전가"

오리온 올해 3분기 영업이익률 17.1% 기록…평균치 상회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오리온이 다음 달 1일부터 13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10.6% 인상한다고 밝혔다. 가격 인상 대상은 카카오 등 가격이 급등한 원재료의 사용 비중이 높은 제품이다. 주요 제품별 인상률은 ‘초코송이’ 20%, ‘마켓오 브라우니’ 10%, ‘톡핑’ 6.7%, ‘오징어땅콩’ 6.7% 등이다. 오리온 측은 "초콜릿의 주원료인 카카오 국제시세가 최근 2년 동안 4배 이상 급등했다"며 "견과류도 6년 새 두 배 가까이 오르면서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는 시장 전망에 따라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28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초코송이가 진열되어 있다. 2024.11.28.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민성 기자 = 오리온이 이달 들어 주요 제품 가격을 올린 것에 반발해 인상 철회를 촉구하는 소비자단체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오리온이 원재료 가격 인상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올리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조치라는 지적이다.

3일 제과업계에 따르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성명서를 내고 오리온이 지난 1일 주요 제품 가격을 올린 것과 관련해 "오리온은 스스로가 이야기한 물가안정을 위한 노력이라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번 가격 인상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리온은 지난 1일부로 초콜릿이 들어간 과자를 중심으로 주요 제품 13종의 가격을 평균 10.6% 올렸다.

같은 날 해태제과 역시 부터 초콜릿 원료 비중이 높은 홈런볼, 포키 등 10개 제품 가격을 평균 8.6% 인상했다.

지난 3월 이승준 오리온 대표는 농림축산식품부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 물가안정 기조에 적극 동참해 올해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오리온은 2022년 9월에도 꼬북칩·포카칩·예감 등 대표 제품 16개의 가격을 평균 15.8% 인상하며 "원가가 안정화되면 제품의 양을 늘리거나 제품 가격을 인하하겠다"고 약속했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이런 약속과 다르게 오리온은 지난 8월 가격 인하가 아닌 할인 이벤트가 진행했으며 고물가로 어려운 시기 오리온의 가격인상 소식에 소비자는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오리온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고려했을 때 카카오 등 원재료 가격 인상분을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오리온은 지난 3분기 매출 2조2425억원, 영업이익 383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6%, 9.1% 증가한 수치다.

이 기간 영업이익률은 17.1%로 최근 3개년(2021~2023) 평균 영업이익률(16.3%) 대비 높은 수준이었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성명문에서 "코코아 외에 주요 원재료 가격 추이를 보면 소맥과 유지류의 선물 가격은 2022년 3월을 기점으로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며 "업체에 공시된 자료(분기 보고서)에 의할 때도 유지류(국내)의 가격은 2022년에 비해 최대 15.7%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처럼 가격이 하락세인 다른 원재료도 있으며 영업이익이 안정세임에도 불구하고 오리온은 카카오 등 가격이 급등한 원재료의 사용으로 이익률이 급감한 13개 제품 가격을 최고 20% 인상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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