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간협상위원회 의장, 네 번째 협상안 밝혀
생산 감축 하거나 아예 안 하는 2개안 제시해
환경단체 "성안에만 초점…야심찬 협약 필요"
[서울=뉴시스] 구무서 성소의 기자 = 플라스틱의 생산부터 소비·폐기 전반을 다루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의 마지막 협약 초안이 공개됐다. 가장 쟁점이 첨예한 1차 플라스틱 폴리머 생산과 관련해서는 "제외한다"는 내용과 "글로벌 감축 목표를 부속서로 채택한다"는 내용이 선택사항으로 제시됐다.
29일 환경부에 따르면 루이스 바야스 발디비에소 정부간협상위원회(INC) 의장은 이날 오후 네 번째 '비공식 문서(non-paper)'를 공개했다.
비공식 문서는 발디비에소 INC 의장이 협상을 촉진하기 위해 77쪽에 달하는 협약 초안을 간소화한 문서로 이번을 포함해 지금까지 총 네 차례 발표됐다.
발디비에소 INC 의장은 이날 자정까지 각 분과회의별로 정리된 논의 결과를 취합 받아 이를 종합한 뒤 4차 비공식 문서를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가장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6장 '공급과 지속가능한 생산'에 관한 내용이다.
종전 3차 문서에서 발디비에소 의장은 "이 장의 내용을 제안하지 않는다"며 최대 쟁점인 '플라스틱 생산 감축'에 관해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내놨다.
그러면서 "이 장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포함할 수 있다. 플라스틱의 수명 주기 동안 지속 가능한 생산 및 소비 수준을 달성하기 위해 1차 폴리머의 공급을 관리할 필요성을 인정한다"고 적어놨다.
그러나 4차 문서에서는 두 가지 사항을 옵션으로 제시했다.
옵션 1은 '조항 없음(No Article)'으로, 이 옵션이 선택되면 최종 협약문에서는 생산에 관한 모든 조항이 빠지게 된다.
옵션 2는 "당사국총회는 첫 번째 세션에서 1차 플라스틱 폴리머의 생산을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줄이기 위한 글로벌 목표를 이 협약의 부속서로 채택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1차 플라스틱 폴리머는 플라스틱의 원료물질로, 폴리머 공급량의 규제 여부가 이번 협상의 핵심 쟁점으로 꼽히고 있다.
1차 폴리머에 대해 직전 3차 문서에서는 "관리할 필요성이 인정된다"는 정도로 언급했지만 4차 문서에서는 "생산 감축을 위한 글로벌 목표를 설정한다"는 내용을 하나의 옵션으로 제시했다.
1차 폴리머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각국이 취해야 할 조치와 이행상황 보고 등에 관한 내용도 옵션 2에 담겼다.
발디비에소 의장의 새 제안은 결국 '생산 감축'에 대해 두 가지 옵션 중에 고를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생산 감축을 주장하는 우호국연합(HAC)의 입장과 이에 반대하는 산유국, 러시아 등의 입장을 모두 반영한 선택지를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환경단체에서는 이번 초안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레이엄 포브스 그린피스 INC5 그린피스 대표단장은 "새롭게 제안된 논페이퍼는 협약 성안 자체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여러 선택지를 담고 있지만 그중 상당수는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며 "각국 정부 대표단은 형식적인 협약을 거부하고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이릭 린데붸에르그 세계자연기금 글로벌 플라스틱 정책 책임자도 "이 초안에는 대다수의 국가가 지지하는 고위험 플라스틱 제품과 우려되는 화학 물질에 대한 글로벌 금지와 같은 구체적인 생산 단계 조치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며 "높은 목표를 가진 국가들은 생산 단계에서의 조치가 최종 협약문에 포함되도록 입장을 고수하고, 의지가 있는 국가들 간에 보다 야심찬 협약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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