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광명일보 칼럼니스트 7년형 선고…주중 일본 대사와 외교관 만난 ‘간첩 혐의’

기사등록 2024/11/29 16:31:16

식사 중 체포돼 일시 구금 된 日 외교관은 항의 이후 석방

가족들 “과거 정부 비판 기사에 대한 벌” 성명 발표

유럽연합 관리들 만나려던 인권운동가 2명도 3년, 1년9개월 형 선고

둥위위 광명일보 기자가 2017년 미국 하버드대 니먼펠로우 과정을 밟을 때 니먼재단 앞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출처 NYT) 2024.11.29.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중국 법원은 29일 광명일보 고위 편집자 겸 칼럼니스트 둥위위 기자(62)에 대해 간첩 혐의로 징역 7년형을 선고했다.

둥 기자는 2022년 2월 21일 베이징의 한 호텔에서 주중 일본대사관의 외교관과 저녁을 먹다 체포됐다. 함께 식사하던 일본 외교관도 한 때 구금됐다가 일본 정부의 항의에 따라 풀려났다.

둥 기자의 가족들은 정부를 비판했던 과거 글에 대한 처벌이자 중국 시민들이 외국인과 교류하지 않도록 경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9일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둥 씨는 취재로 외국 외교관 및 언론인과 정기적으로 만났다. 

그는 법치주의와 헌법적 민주주의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는데 이는 중국 공산당이 지지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억압하는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둥 기자의 글 중에는 문화 대혁명 같은 어두운 시기에 공산당의 역할을 비판했다.

그의 비판은 한 때 중국 지식인들 사이에서 흔히 볼 수 있었지만 2012년 시진핑 주석이 집권한 후에는 반대 의견을 수용할 공간이 줄었다. 당국은 시민들에게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외국의 영향력을 의심하라고 촉구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외국에 대한 간첩 행위의 범위를 넓혀 간첩에 대한 전 사회의 동원을 요구했다고 NYT는 진단했다.

가족들은 29일 성명에서 둥 기자에 대한 유죄 선고는 자유 사상을 가진 모든 중국 언론인 그리고 세계와 우호적으로 교류하는 모든 일반 중국인에게도 정의롭지 못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가족들은 “둥위위가 더 나은 중국 사회를 위해 항상 싸운 사람으로 인정받는 대신 반역자로 알려지게 됐다”고 말했다.

둥 씨는 체포된 뒤 연락이 두절된 채 조사를 받았고 지난해 7월에야 재판이 시작됐다.

그의 변호사에게도 전달되지 않은 판결문은 중국 주재 일본 대사 히데오 타루미와 다른 일본 외교관과의 접촉을 그가 간첩 조직의 요원을 만났다는 증거로 인용했다고 NYT는 전했다.

둥 씨는 1987년 베이징대 법학과를 졸업한 후 유력 공산당 기관지 광명일보에 입사했다.

그는 부패한 공무원, 가난한 학생을 위한 대출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기사를 쓰거나 편집하여 저널리즘 상도 받았다.

그는 자유주의 성향의 간행물에도 기고했으나 폐간했고, NYT 중문판에도 환경오염보다 경제 성장을 우선시하는 정부 정책 등에 대한 기사를 실었다.

2006년부터 니만 저널리즘 펠로우십으로 하버드대에서 1년간 연수했고, 몇 년 동안 일본 대학 두 곳에서 방문 학자로 일했다.

2017년 광명일보의 당 간부들은 둥 씨의 일부 작품을 ‘반사회주의’라고 규정했다고 가족들은 말했다. 신문사의 대부분 직원과 달리 그는 공산당원이 아니었지만 계속 글을 썼고 종종 필명을 사용했다.

NYT는 그의 체포에 해외의 수많은 학자, 언론인, 언론 자유 옹호자들이 석방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NYT는 다른 두 명의 인권 운동가인 위원셩과 쉬 얜은 지난해 유럽연합 외교관들을 만나러 가는 도중 체포됐고, 지난달 국가권력 전복 선동 혐의로 각각 3년과 1년 9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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