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양심 명분 내세우지만 한국 법·혜택만 누려"
[부산=뉴시스]권태완 기자 = 군 복무뿐만 아니라 사회복무까지 거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17단독 목명균 판사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20대)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병역법에 따르면 사회복무요원은 정당한 사유 없이 통틀어 8일 이상 복무를 이탈하거나 해당 분야에 복무하지 않으면 안 된다.
법원이 인정한 범죄 사실에 따르면 A씨는 대구에 있는 한 연수원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던 중 2022년 7월6일~8월1일 5일간 무단 결근하고, 부산 금정구청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던 중 지난해 4월27일부터 5월1일까지 3일간 무단결근해 정당한 사유 없이 총 8일 이상 복무를 이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측은 "A씨는 집총이나 군사훈련을 수반하지 않는 사회복무 등 병역법에 따른 일체의 병역의무 이행을 거부할 양심적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면서 "A씨의 복무 이탈 행위는 양심의 자유에 따른 것으로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목 판사는 "A씨의 주장대로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본다면 결국 군복무 자체를 면제하는 결과가 되는데 이는 헌법상 국가의 안전보장을 위협하고, 국민에게 부여된 국방의 의무를 형해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유엔 역시 병역의무를 대체하는 대체복무마저 거부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지 않다. A씨의 주장은 현행 헌법과 법률에 반하는 주장"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A씨는 집총이나 군사훈련을 수반하는 병역의무의 이행만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징병제에 따른 모든 병역의무의 이행 자체를 거부하고 있어 매우 불량하다. A씨는 검찰의 구형보다 무거운 처벌을 받고 병역의무를 이행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있어 향후 A씨의 자발적인 병역의무 이행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A씨는 양심 등의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결국 대한민국 법과 제도의 혜택만 누리고 그에 수반되는 헌법상 국민의 의무인 병역의무는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한다는 것이므로 그 죄책이 무겁다"고 판시했다.
다만 목 판사는 "A씨가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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