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훈기 롯데케미칼 사장, 실적 부진에 물러나
이영준 롯데케미칼 사장 승진…롯데 화학군 총괄대표 맡아
임원 약 30% 퇴임…특히 60대 이상 임원 80% 경영 일선에서 퇴장
28일 롯데그룹 37개 계열사의 2025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화학군을 이끌었던 이훈기 롯데케미칼 사장이 일선에서 전격 물러났다.
이 사장은 지난해 12월 위기에 빠진 화학군을 위해 구원투수로 나섰지만 1년만에 물러나게 됐다. 재임 기간이 짧아 유임 쪽으로 전망하는 시선이 많았지만 그룹은 쇄신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 사장이 롯데지주 경영혁신실장 재임시 추진했던 일부 M&A(인수합병) 및 투자와 화학군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케미칼은 2021년 1조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나 이후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 중으로 최근 유동성 위기설의 진원지였다. 2022년 7626억원, 지난해 3477억원의 적자를 냈고, 올해도 3분까지 누적 영업손실이 6600억원으로 시장에선 올해 적자 규모가 7000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신호탄으로 삼듯 롯데 화학군의 인사 쇄신 규모는 예상보다 컸다.
화학군 총 13명의 CEO 중 지난해 선임된 롯데알미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LC USA의 대표를 제외한 10명이 교체된다. 세대교체도 큰 폭 이뤄졌다. 약 30%에 달하는 화학군 임원들이 퇴임한다. 특히 60대 이상 임원의 80%가 물러난다.
그룹은 화학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에 속도를 내기 위해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대표이사 이영준 부사장을 사장으로 올려 화학군 총괄대표를 맡긴다.
이 사장은 화학과 소재 분야 전문가로, 사업과 조직의 체질을 바꿔 화학군 전반의 근본적 경쟁 우위를 확보할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 사장은 1991년 삼성종합화학에 입사 후 제일모직 케미칼 연구소장, 삼성SDI PC사업부장을 거친 뒤 2016년 롯데그룹에 합류했다.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PC사업본부장과 첨단소재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제품 포트폴리오를 고부가제품 중심으로 강화하는 한편, 주요 거래선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축소되는 판매량과 스프레드에 효율적으로 대응해 성과를 인정받았다.
화학군HQ CTO(기술전략본부장) 황민재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해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대표이사로, 롯데이네오스화학 대표이사 정승원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해 롯데정밀화학 대표이사로 기용된다.
회사는 "내부에서 검증된 인재들을 CEO로 인선함으로써 롯데 화학군의 사업 혁신을 선도하고 조직의 변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했다.
그룹은 지난 8월 비상경영에 돌입한 후, 경영체질 개선과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힘썼다. 이번 임원인사는 과감한 인적 쇄신으로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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