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경지 '北대남방송' 소음…강화군 "방음시설 설치 지원"

기사등록 2024/11/28 15:04:21 최종수정 2024/11/28 19:48:15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31일 오전 인천 강화군 송해면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도 개풍군 야산에 대남 확성기가 보이고 있다. 북한의 대남 확성기 소음으로 인천 강화군 송해면, 양사면, 교동면 등 3개 면의 주민들이 피해을 겪고 있다.  2024.10.31. amin2@newsis.com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북한과 맞닿아 있는 인천 강화군에서 북한의 대남방송으로 인한 소음 피해가 지속되며 주민들의 고통이 커지자 방음시설 설치를 위한 지원에 나섰다.

강화군은 주민들의 피해 완화를 위해 '방음시설 설치 지원 사업'을 29일부터 추진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강화군 내에서도 소음 피해가 가장 심각한 송해면 당산리 피해 주민을 대상으로 우선 실시된다. 총사업비 3억5000만원을 인천시 70%, 강화군 30% 분담해 35가구에 대해 방음창, 방음문 등 방음시설 설치비를 지원한다.

29일부터 송해면사무소에서 접수가 시작된다. 신청 자격은 주택 소유자 또는 소유자의 위임을 받을 시 신청할 수 있다.

지원 금액은 가구당 최대 1000만원까지다. 초과분에 대해서는 신청자가 부담해야 한다.

군은 지원 대상자를 북한 소음방송 지점과의 거리, 실제 거주 인원, 거주기간, 임신부·아동·중증질환자 등 소음공격에 취약한 가구원 거주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정한다.

선정된 가구는 전문 시공업체를 통해 방음시설을 설치하고 공사 완료 후 준공검사 및 정산 과정 등을 거쳐 지원비를 받게 된다.

강화군 송해면, 양사면, 교동면 일대가 주요 피해 지역이다. 3개 면의 전체 인구 8800여명 중 약 52%인 4600여명이 대남방송으로 인한 소음 피해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송해면 당산리 주민들의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다.

대남방송은 24시간 동안 방송과 멈춤을 반복하며 사이렌, 북·장구 소리 등 기괴한 소음을 발생시키고 있다. 소음 크기는 전화벨 소리 수준에서 최대 전철 소음에 이른다. 특히 밤 시간대 피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송해면 당산리 주민은 "밤 12시부터 새벽 5시 사이 늑대 울음, 귀신 소리, 사이렌 소리가 들려 주민들이 잠을 이루지 못한다"며 "스트레스와 불면증으로 수면제를 복용하는 주민들도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실제로 강화군 정신건강복지센터가 피해가 집중된 당산리 주민 7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약 10%의 주민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용철 강화군수는 "주민 피해 최소화를 위해 긴급히 이번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며 "앞으로 방음 효과, 만족도 등 실효성을 검토해 사업 확대를 고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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