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산업용 착용 로봇 처음 공개
동력 없이 회전력 생성해 사용자 지원
팔 올리자 로봇의 힘이 떠받치는 느낌
무게 가볍고 충전 필요 없어 편리
[고양=뉴시스]이창훈 기자 = 현대차·기아가 산업용 착용 로봇 '엑스블 숄더'를 최초로 공개하고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엑스블 숄더는 동력 없이 토크(회전력)를 생성해 사용자의 작업을 돕는 로봇이다.
현대차·기아는 27일 경기 고양시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웨어러블 로봇 테크데이를 열고 엑스블 숄더 공개와 함께 사업화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실제 엑스블 숄더를 착용하고 팔을 위로 올리자, 마치 누군가가 팔을 들어 올리는 느낌이 들었다. 팔을 위로 올려 작업하는 사용자를 보조하는 힘을 제공해 부담을 줄여주는 원리다.
엑스블 숄더 라인업은 기본형과 조절형 등 2가지다.
이날 입은 엑스블 숄더는 기본형으로, 계속 변하는 작업에서 범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기본형은 사용자에게 최대 2.9㎏f(지구의 표준중력가속도에서 1㎏의 질량을 가진 물체가 갖는 힘)를 보조한다.
조절형의 경우 같은 자세로 반복하는 작업에 적합하다. 작업 자세에 맞춰 최대 토크를 얻을 수 있는 각도(75°~120°)를 사용자가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대 3.7kgf까지 지원한다.
◆작업자 의견 반영해 가볍고 편리
엑스블 숄더를 착용하고 팔을 올리면 사용자를 보조하는 힘이 발생하지만, 팔을 내리면 지원하는 힘도 사라진다.
팔을 위로 올려 작업하는 경우에만 사용자를 돕는 것이다. 김영훈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 로보틱스사업1팀 팀장은 "엑스블 숄더는 팔을 위로 올려 작업하는 환경에 맞춤으로 개발한 로봇"이라고 했다.
엑스블 숄더를 착용했을 때 무겁다는 느낌이 들지 않은 것도 인상적이었다. 엑스블 숄더의 총 무게는 약 1.9㎏(본체 1.4㎏, 착용부 0.5㎏)다. 고성능 차량에 쓰이는 탄소 복합 소재와 내마모성 소재를 적용해 알루미늄 소재 대비 3.3배의 강성을 확보하면서도 중량은 40% 줄였다.
본체와 착용부(조끼)를 탈착할 수 있는 것도 눈길을 끌었다. 예를 들어 한 쪽 팔로 작업하는 경우에는 본체 한 쪽을 분리해 편측만 사용 가능하다. 작업 환경에 따라 맞춤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엑스블 숄더의 이 같은 강점은 현장 작업자들의 요구를 반영한 결과물이다.
현동진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장(상무)은 "현장 작업자들로부터 '무조건 가벼워야 한다', '작업 동작을 방해해선 안 된다', '충전은 안 했으면 좋겠다' 등의 요구를 반영해 엑스블 숄더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300여명에 달하는 현장 작업자들로부터 다양한 요구를 청취해 엑스블 숄더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현대차·기아는 엑스블 숄더를 생산 부문에 우선 공급하고 내년 현대차그룹 27개 계열사로 공급 범위를 확장한다. B2B(기업과 기업의 거래) 방식으로 엑스블 숄더를 공급한다. 향후 공급 규모가 커지면 일반 고객 대상 판매도 검토한다.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은 구매 희망 기업에 엑스블 숄더 통합 컨설팅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해당 기업의 엑스블 숄더 도입 여부에 대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단순 제품 판매를 넘어 각기 다른 산업 현장에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포부다.
현대차그룹 외에 건설, 항공 등 분야의 다른 기업으로도 판매처를 확대할 계획이다. 2026년에는 유럽, 북미 등 해외 시장 진출도 추진한다. 김영훈 팀장은 "건설이나 중공업 분야에서 엑스블 숄더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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