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원 "사전에 공모하지는 않았으나 공소사실 인정"
영업팀장 "팀장 아니라 소통 창구…범죄 수익도 중복"
[서울=뉴시스] 오정우 기자 = 캄보디아에 거점을 두고 유명 국제투자자문사 직원을 사칭해 해외 주식 리딩방을 운영하는 등 투자 사기로 29억원을 챙긴 범죄단체 조직원 대부분이 혐의를 인정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3단독 정현기 판사는 27일 범죄단체 가입 등 혐의로 박모씨를 포함한 범죄단체 조직원 일당에 대한 2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조직원 대부분은 혐의를 인정했으나 영업팀장으로 조사된 송모씨는 공소 사실을 부인했다.
박씨 등 혐의를 인정한 피고인들은 공소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사전에 범행을 공모하지는 않았고 1개월 남짓 동안 짧게 활동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단체의 영업 팀장으로 알려진 송씨 측은 "영업 팀장으로 범행에 가담한 게 아니라 소통 창구로 일한 것일 뿐이다"며 "공소장에 범죄 수익도 중복된 것 같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일당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활동 중인 중국인 총책이 '주식 리딩방 사기' 목적으로 조직한 범죄단체에 가입해 피해자 38명으로부터 약 29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해외 유명 투자 그룹의 직원을 가장한 이들은 '종목 및 매매시점 추천 등으로 고수익을 올리게 해주겠다'며 피해자들을 속이고 자체 개발한 가짜 주식거래 사이트에 투자금을 넣도록 유도한 바 있다.
또 조직을 구성해 정상적 주식거래(HTS)처럼 화면을 조작하는 동시에 '블록딜(가격과 물량을 정해 놓고 장 종료 이후 일괄 매각하는 기법)을 위해 주식을 매수해야 한다'며 피해자로 하여금 투자금을 계속 넣도록 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해당 사이트가 투자금을 넣은 이후 특정 시점에 폐쇄된 것으로 봤다.
아울러 중국인 총책이 수 개의 점조직을 구성해 ▲홍보팀 ▲영업팀 ▲시나리오팀 ▲기술팀 ▲고객센터팀 등 조직적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범죄수익을 가상자산(코인)으로 바꿔 은닉한 것으로 조사했다.
이에 검찰은 올해 9월부터 지난 1일까지 사기,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한국인 간부 등 조직원 14명을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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