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자동차연맹(FIA) 주관하는 월드랠리챔피언십(WRC)
1973년 시작…포뮬러원, WEC와 함께 '3대 모터스포츠'
다양한 주행환경 돌파 위해 성능·내구성 극한까지 강화
[서울=뉴시스]안경무 기자 = 토요타그룹이 일본 닛케이와 요미우리 등 일본 내 주요 일간지에 현대차의 2024 월드랠리 챔피언십(WRC) 우승 축하 광고를 실으며 WRC 대회의 역사와 의미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최근 현대차와 토요타의 협력 분위기를 감안하더라도, 도대체 이 대회가 어떤 대회이길래 주요 언론에 축하 광고까지 토요타가 해주느냐는 이유에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WRC는 세계 곳곳에서 열리던 별개의 랠리를 국제자동차연맹(FIA)이 주관해 1973년부터 시작한 모터스포츠 종합대회다.
50년 이상 전통과 역사를 가진 랠리 챔피언십인 WRC는 포뮬러원(F1), 세계 내구 선수권대회(World Endurance Championship, WEC)와 함게 '세계 3대' 모터스포츠로 꼽힌다.
매년 1월부터 11월까지 진행하는 WRC는 통제된 일반 도로를 양산차 베이스 차량으로 달려 시간을 합산하는 방식으로 경쟁한다.
올해는 지난 1월 몬테카를로 랠리를 시작으로 11월까지 유럽, 아프리카, 남미, 아시아 등 전 세계에서 총 13번의 랠리를 거친 뒤 드라이버 부문 및 제조사 부문 챔피언을 결정했다.
◆'영하 25도' 칼바람 뚫고 연간 1만㎞ 달린다
WRC의 가장 큰 특징은 계절과 국가 별로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대회가 반복적으로 개최된다는 것이다. 고갯길부터 눈길, 농로 등 정해진 코스라면 지형을 가리지 않고, 달려야 한다.
대표적으로 영하 25도의 칼바람 속에서 눈과 얼음 위를 질주해야 하는 스웨덴 랠리, 아프리카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펼쳐지는 사파리를 달려야 하는 케냐 랠리, 좁고 구불구불한 도로와 코너를 이겨야 하는 일본 랠리 등 각 지역별로 극과 극의 기상 조건을 견디며 연간 1만㎞ 이상 주행한다.
이 때문에 얌전한(?) 경기장을 달리는 포뮬러원(F1)과 비교할 때 주행 환경이 워낙 제각각이어서 다양한 사건이 발생해 색다른 볼거리를 준다는 평이다.
아울러 기본적으로 다양한 지형, 험한 코스를 돌파해야 하는 까닭에 WRC 경기에 참가하기 위해 제조사들은 차량의 내구성과 성능을 극한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커브를 돌다가 돌부리에 걸리는 경우가 다반사고, 도로 경사 변화로 인해 차량이 몇 바퀴가량 구르는 일도 심심찮게 발생한다.
따라서 WRC에서는 종종 경기 현장에서 직접 차를 수리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드라이버와 코(CO)드라이버는 차의 구조를 잘 알아야 하고, 응급 조치를 취할 수 있어야 한다. 실제 랠리카에는 여러가지 공구와 덕트 테이프, 차를 들어 올리는 잭 등 기본 장비가 실려 있다.
WRC 참가는 제조업체 입장에서 차량 개발과 성능 측면에서도 남다른 의미가 있다.
WRC에 투입되는 차량은 F1처럼 본래 경주용으로 제작된 특수 차량이 아니라 일반 양산차를 기반으로 WRC 규정에 맞도록 튜닝한 것이다. 랠리카에 적용되는 다양한 기술이 향후 양산차에도 그대로 쉽게 적용될 수 있어 일반인들에게 F1보다 한발 더 친근한 대회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차량 성능 개발에도 큰 도움이 된다.
반면 WRC는 악마의 이중성이 있다. 대회 참가 자체가 완성차 업체 입장에선 상당한 부담이기 때문이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WRC 참가는 차량 기술 개발과 브랜드 인지도 제고 등 다양한 장점이 있다"며 "그러나 극한의 주행 환경에 따른 사고 위험성, 이로 인한 각종 비용 발생, 사고 이후 부정적 여론 우려 등을 고려할 때 참가 자체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 WRC에 참여하는 완성차 업체는 현대차와 포드, 토요타까지 단 3개 회사 뿐이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 21일부터 24일까지 일본 아이치현과 기후현에서 열린 '2024 WRC' 마지막 라운드를 통해 이번 시즌 드라이버·코드라이버 부문 우승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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