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표정으로 의원들에 악수 청해
무죄 선고후 덤덤한 표정으로 나와
지지자들은 눈물 훔치며 기쁨 나눠
[서울=뉴시스]김래현 이소헌 기자 = 위증 교사 혐의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기사회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덤덤했다. 공직선거법 유죄 판단 당시 굳어있던 표정과 달리 미소를 띤 채 출석했고, 무죄 판단 후에도 표정 변화가 크지 않았다.
반면 서울중앙지법 청사 주변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던 열흘 전과 달리 이 대표 지지자들의 환호로 가득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는 25일 위증교사 혐의를 받는 이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고(故) 김병량 전 성남시장 수행비서 김진성씨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날 선고가 예정됐던 오후 2시께가 되기 1시간30여분 전부터 서초동 일대는 이 대표 지지자들과 반대자들로 소란스러웠다.
이 대표 지지자들이 주로 모인 서울중앙지검 서문은 회색 철조망이 쳐진 채 사람 한두명이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만 문이 열려 있었다.
경찰들은 출입을 통제하며 검찰청 직원 목걸이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을 상대로는 일일이 신원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카메라를 든 유튜버 남성 한명이 들어오려다 경찰에게 제지당해 결국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서울중앙지검 서문 인근에는 파란색 패딩을 입거나 파란 모자를 쓴 지지자들이 파란색 풍선을 들고 있었다. 그들은 '이재명은 무죄다' '정치 검찰 탄핵하라 검찰 해체'가 앞뒤로 적힌 손팻말을 들고 이 대표 무죄를 기원했다.
서울중앙지법 서관 앞도 민주당 의원들과 이 대표를 보려고 온 지지자들 그리고 보수 단체들로 혼잡했다. 이 대표 지지자들이 모인 구역에 '이재명 구속'을 외치는 한 젊은 남성이 등장하자 여러명이 그와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 대표가 등장하기 한참 전부터 지지자들은 '이재명은 죄 없다' '이재명은 무죄다' '이재명은 청렴하다' '정치 검찰 해체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오후 1시48분께 이 대표가 검은색 카니발 차량을 타고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하자 지지자들은 이 대표 이름을 연호하며 '이재명은 죄가 없다'고 목소리 높였다.
차에서 내린 이 대표는 모여 있는 의원들을 향해 한 차례 고개를 숙인 후 먼저 손을 내밀며 인사를 청했다. 그는 옅은 미소를 띠고 의원들과 일일이 눈을 맞추며 악수하고, 무언가 말하는 듯 입을 움직이기도 했다.
이 대표는 약 1분간 의원들과 인사를 나눈 뒤 느린 걸음으로 서관 회전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가 모습을 감춘 후에도 지지자들은 이 대표 이름을 함께 소리쳐 부르거나 사법부를 비판하는 데 열을 올렸다.
이 대표 위증교사 혐의 선고는 약 27분 동안 진행됐다. 무죄 선고를 받은 이 대표는 법정을 바로 빠져나오지 않고 변호인과 서서 미소를 지은 채 대화를 나눴다. 다만 이 대표와 김씨간 대화나 눈 맞춤은 이뤄지지 않았다.
오후 2시35분께 이 대표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는 소식이 현장에 알려지자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 후 8분가량 지나 이 대표가 서관 앞에 모습을 드러내자 지지자들은 박수를 치며 그의 이름을 크게 소리 내 불렀다.
이 대표는 덤덤해 보이는 표정으로 양손을 모은 채 "진실과 정의를 되찾아준 재판부에 감사하다"는 취지로 소감을 밝혔다. 그가 탄 차가 법원을 빠져나가고도 지지자들은 눈물을 훔치고, 서로 끌어안으며 기쁨을 나눈 뒤에야 현장을 떠났다.
이 대표는 지난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 방송 토론회에서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된 바 있는데, 이 과정에서 증인이었던 김씨에게 거짓 증언을 요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김씨 위증 혐의는 일부 유죄지만, 이 대표가 거짓 증언을 교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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