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춤에 담은 삶…'콜드 블러드' 한국 초연

기사등록 2024/11/24 11:19:09
[서울=뉴시스]  하이브리드 퍼포먼스 '콜드 블러드'. (사진=성남아트센터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무용과 연극, 영화, 문학이 결합한 새로운 차원의 공연이 성남아트센터에서 한국 초연된다.

성남문화재단은 창립 20주년을 맞아 하이브리드 퍼포먼스 '콜드 블러드'를 내달 13일과 14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선보인다.

'콜드 블러드'는 영화 '토토의 천국', '제8요일', '이웃집에 신이 산다' 등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영화 감독 자코 반 도마엘과 그의 아내인 안무가 미셸 안느 드 메이가 이끄는 벨기에의 창작집단 '키스 앤 크라이 콜렉티브'의 작품이다. 지난 2014년 세계 20개국 9개 언어로 18만 명 이상의 관객을 매료시킨 작품 '키스 앤 크라이' 이후 10년 만에 한국 무대에 선보이는 후속작이다.

공연은 무용과 연극, 영화, 문학적 요소가 어우러진 총체극으로,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목격하면서 이와 동시에 그 과정의 결과물인 영화도 관람하게 되는 독특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공연장에 들어서면 관객들은 먼저 무대 상단에 설치된 거대한 스크린을 마주하게 된다. 무대 위에는 마치 영화 촬영장을 연상케 하는 미니어처 세트와 카메라, 조명 장비, 그리고 두 명의 무용수와 여러 명의 스태프가 준비하고 있다. 공연이 시작되면 미니어처 세트를 오가며 무용수들의 퍼포먼스가 펼쳐지고, 여기에 미리 녹음된 내레이션과 음악이 더해져 한 편의 서정적인 영화가 스크린에 실시간 투사된다. 이를 통해 관객들은 무대 위 공연과 스크린 속 영화의 경계를 넘어, 마법과 같은 환상의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연출은 맡은 자코 반 도마엘 감독은 "이 작품은 영화이면서 또한 그 이상"이라며 "눈으로 보이지 않는 것은 카메라가 촬영하고, 카메라가 포착하지 못하는 것은 눈으로 보는 팝업 영화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하이브리드 퍼포먼스 '콜드 블러드'. (사진=성남아트센터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공연은 '손가락 춤'을 통해 스토리와 감정을 표현한다. 이른바 나노 댄스라고 불리는 손가락 춤은 검지와 중지, 두 손가락의 세밀한 움직임과 안무를 통해 작품의 테마인 '삶과 사람, 사랑'의 서사를 담아낸다.

인간의 삶과 죽음, 인생의 행복한 순간, 기억과 감각을 아름답게 묘사하는 작품이다. 비행기 여행, 안개가 자욱한 숲 등 예상치 못한 일곱 번의 죽음의 순간을 통해 인생의 마지막을 맞이하는 서사를 때로는 진지하고 느릿하게, 때로는 가볍고 익살스럽게 표현한다.

배우 유지태가 내레이션에 참여한다. 그는 2014년 '키스 앤 크라이'에서도 내레이션을 맡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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