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범'의 배경은 19세기 중반 시칠리아의 귀족 가문 수장이자 영주인 돈 파브리초 살리나의 영지다. 수많은 공국으로 분열돼 있던 이탈리아를 공화국으로 통일하고자 가리발디 혁명군이 전투를 일으킨 '리소르지멘토' 운동이 일어나던 시기, 각계 각층의 변화를 담아낸 작품이다.
살리나는 귀족 중심의 체제가 오래 가지 못하리란 것을 깨닫고 변화의 필요성을 직감한다. 가리발디의 군대가 시칠리아에 상륙할 시기 신흥계급인 부르주아들이 빠르게 성장한다. 살리나는 자식보다 더 사랑하는 조카 탄크레디 팔코네리가 가리발디군에 합류하는 모습을 지켜본다.
탄크레디는 살리나의 딸 콘체타와 약혼한 것이나 다름없는 사이였지만, 전장에서 돌아온 후엔 신흥 부호인 돈 세다라의 아름다운 딸 안젤리카에게 빠져든다. 살리나는 자신의 딸이 미모로든 재산으로든 탄크레디의 야심과 미래를 만족시켜줄 수 없음을 꿰뚫어보고 탄크레디에게 자유를 주기로 한다.
소설의 이탈리아어 제목 '일 가토파르도(Il gattopardo)는 지중해와 북아프리카 북단에 서식하는 고양잇과 맹수인 서벌(serval)을 뜻한다. 이 단어가 다소 낯설어 이탈리아 밖에서는 주로 생김새가 비슷하고 더 잘 알려진 '표범'으로 대체됐다.
작품은 람페두사의 자전적 소설에 가깝다. 그는 증조부 줄리오 파브리초 디 람페두사를 모델로 역사 소설을 써야겠다는 생각에 자신의 집안 이야기들을 허구로 재구성한 이 소설을 완성했다.
이 소설은 영화화돼 1963년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바 있다. 내년 넷플릭스 드라마로 제작돼 방영될 예정이기도 하다.
"우리는 표범이자 사자였다. 우리를 대신하여 올 자들은 자칼과 하이에나일 것이다. 그리고 우리들, 표범, 자칼, 양 모두는 여전히 우리가 세상의 소금이라고 믿을 것이다." (236쪽)
◎공감언론 뉴시스 ashley85@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