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기존 페미니즘 패러다임을 전복시킨 세기의 문제작 '젠더 트러블'(문학동네)이 개역판으로 새롭게 나왔다.
2008년 한국어판으로 출간된 페미니즘 이론의 고전 '젠더 트러블'은 페미니즘 내부의 가부장적 이성애중심주의를 비판하고 성별과 젠더의 이분법적 틀을 허물면서 기존 페미니즘에 대한 도발적 문제 제기를 담아낸 책이다.
젠더라는 규정 자체가 트러블임을 밝히면서 시작하는 이 책은 페미니즘 담론에서 트러블을 피할 수 없는 것이므로 저자인 후기구조주의 페미니즘 철학자 주디스 버틀러는 스스로 최대한 트러블을 잘 일으키고, 최고로 멋지게 트러블에 빠지려고 한다는 의지를 표현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프로이트, 라캉, 데리다, 푸코 등 후기구조주의자 철학자들의 이론을 끌어와 페미니즘 이론에 맞게 변형시켜 자기 논지를 전개한다.
1960~1980년대 제2물결 페미니즘이 집중했던 가부장제 억압 구조와 여성 해방 문제를 근본적으로 되짚어보고자 시몬 드 보부아르, 뤼스 이리가레, 쥘리아 크리스테바, 모니크 비티그 등 프랑스 페미니즘 이론을 비판적으로 분석한다.
저자는 강제적 이성애 규범 아래에서 유지된 성별/젠더/섹슈얼리티라는 질서에 문제를 제기하며 젠더의 허구성을 폭로한다. 즉 성별/젠더/섹슈얼리티는 구분되지 않으며, 제도와 권력에 의해 생산된 허구적 구성물이자 담론의 효과라는 것이다.
저자는 페미니즘 정치의 실천 주체이기도 한 여성 범주를 비판 중심에 두고 강제적 이성애와 젠더 위계, 젠더 이원론을 전제하는 페미니즘에 반대하면서 여성 범주의 통일성에 반기를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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