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원·달러 환율이 다시 1400원대로 올라섰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확전 공포에 달러가 강세를 보인 영향이다. 탄탄한 미국 경기 지표와 연방준비제도 인사들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 시사도 달러 가치를 밀어 올렸다.
21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오전 9시 30분 현재 원·달러는 전일 오후 3시30분 종가(1397.5원)보다 3.6원 오른 1401.1원에 거래 중이다. 오후 종가 기준으로 지난 14일 이후 첫 1400원대다. 이날 새벽 2시 종가는 1402.0원을 기록했다.
이날 환율에는 강달러가 영향을 미쳤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의 상대적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지수는 파월이 "인하를 서둘러야할 신호가 없다"는 매파 발언을 낸 직후 수준인 107선으로 다시 올라왔다.
달러 강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확전 우려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에 기인한다. 외신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곧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ICBM이 아닌 신형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 미사일로 우크라이나를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는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타격에 대한 대응 조치다.
우크라니아는 지난 19일(현지시각) 미국이 지원한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했고, 이튿날에는 영국으로부터 지원받은 장거리 미사일 '스톰 섀도'를 러시아 본토에 발사했다.
러시아는 곧바로 핵무기 사용 조건을 완화해 우크라이나도 핵공격 대상으로 포함하는 '핵카드'로 맞불을 놔 긴장감이 높였다. 푸틴 대통령은 "최신 미사일 시스템의 추가 시험을 위한 타격 목표는 러시아 안보 위협에 대한 판단에 따라 결정할 것"이 말했다.
미국의 견고한 경지 지표도 달러 강세 압력으로 작용했다. 미국 노동부는 21일(현지시간) 발표 이달 16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수는 계절 조정 기준 21만 3000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혔다. 이는 직전주 수치보다 6000명 줄어든 수준이다.
여기에 연방준비제도 인사들의 연이은 금리 속도 조절 시사 발언도 강달러를 지지한다.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금리가 목표지점에 가까워질수록 인하 속도를 늦추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앞선 20일(현지시각)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추가 금리인하를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언급했고, 리사 쿡 연준 이사도 "상황에 따라 금리 인하를 잠시 멈추거나 더 빠르게 금리를 내릴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패드워치에서 연준의 12월 금리 동결 가능성은 42%, 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58%를 기록 중이다.
이민혁 국민은행 연구원은 "지정학적 긴장과 미국 경제지표 호조 등이 달러 가치를 뒷받침하며 원·달러 하방을 제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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