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20주년 맞은 '맛있는우유GT' 비롯해 60여개 제품 생산
미국 FDA가 요구하는 품질 기준 모두 통과…품질안정성 인증
원유 투입부터 제품 생산·물류까지 자동화 공정 도입
[천안=뉴시스]김민성 기자 = #긴 컨베이어 벨트 위로 남양유업의 대표 제품 '맛있는우유GT'가 줄줄이 쏟아져 나왔다. 로봇이 우유를 16개씩 모아 초록색 박스에 담았다. 이후 RTV(Robotic Transfer Vehicle)가 물류 창고로 박스들을 보냈다. 사람의 손길이 없어도 모든 공정이 원활하게 돌아갔다.
올해로 출시 20주년을 맞은 '맛있는우유GT'의 생산과정을 지켜보기 위해 지난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2시간 30여분을 달려 충청남도 천안시 남양유업 천안신공장에 방문했다.
천안신공장은 남양유업이 2002년 1200억원을 투자해 약 4만여평 규모 면적에 세운 유가공 전문 공장으로 제품 생산부터 물류까지 모든 과정에 자동화 설비를 투입했다. 하루 최대 원유 처리량은 500톤 정도다.
이곳에선 남양유업 대표 제품인 '맛있는우유GT'를 비롯해 '초코에몽', '아인슈타인 우유' 등 총 60여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생산 설비를 보기 위해 위생모와 위생복을 착용하고 내부로 들어서자, 가장 먼저 보인 것은 수많은 은색 파이프였다. 목장에서 집유된 우유가 공정과 공정 사이를 이동하는 통로다.
목장에서 집유된 우유가 공장에 도착하면 우선 품질을 검사한다. 품질 검사를 통과하면 원심분리기를 통해 세균과 이물 등을 분리한다.
분리 작업이 끝난 원유는 균질공정을 통해 유지방을 잘게 부수고 130도 이상의 고온에서 살균 과정을 거친다.
이후 남양유업만의 차별화 공법인 'GT공법'을 거치면 비로소 제품에 투입될 원유가 완성된다.
GT공법이란 진공상태(-0.5bar 이하)에서 이미와 이취를 제거하고 100% 질소 충진된 저장탱크에 살균유를 저장해 우유 본연의 맛을 강조한 기술이다.
제품 생산 과정도 우유팩 투입부터 제품에 소비기한을 새기는 작업까지 모두 자동화됐다. 넓게 펼쳐진 카톤(Carton)을 내부로 투입하면 기계가 알아서 우유팩 형태로 척척 조립했다.
이후 RTV가 물류 창고로 제품들을 옮기면 제품 생산 과정은 모두 끝난다.
남양신공장은 생산 뿐 아니라 물류창고에서 제품을 반출해 트럭에 싣는 과정까지도 모두 자동화를 도입했다.
이는 남양유업이 자체 개발한 '붐카'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붐카를 통해 지게차 없이도 버튼 하나로 5톤 트럭에 수많은 우유박스를 옮길 수 있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천안신공장은 공정을 관리할 직원 1~2명과 트럭을 운전할 운전 직원만 있으면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며 "모든 공정에 자동화를 적용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무인화 시스템이 적용된 탓에 천안신공장 내 모든 공정은 CCR(Computer Control Room)에서 원격으로 제어한다.
실제 CCR 내 모니터를 통해 온도 등 설비 가동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그 결과 공장 내에선 1~2명의 직원만이 설비 가동 상태를 확인할 뿐이었다.
천안신공장은 핵심 제품 '맛있는우유GT'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공장이라는 점에서 남양유업의 '심장'과도 같은 곳이다.
대표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남양유업은 천안신공장의 품질 관리에도 주력했다. 천안신공장은 미국 식품의약국(FDA)가 요구하는 품질 기준 120가지를 모두 통과하며 품질 안정성을 인정받았다.
이곳에서 생산된 '맛있는우유GT'는 출시 이후 20년 간 144억개(200㎖ 환산 기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남양유업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왔다.
최근 저렴한 외국산 원유 유입, 우유 소비량 감소 등 유업계 불황 속에서도 남양유업은 천안신공장을 통해 소비자 눈높이에 맞는 고품질 제품을 생산하고 이를 기반으로 반등하겠다는 목표다.
김세종 남양유업 천안공장장은 "천안신공장은 깨끗한 시설 환경과 무인화 시스템 등을 통해 식품 안전은 물론 고품질 제품을 생산 중"이라며 "앞으로도 신선하고 더 좋은 제품을 고객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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