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장외집회 "파란 옷 입지말라"며 시민사회 주도로 전환…동력 살릴까

기사등록 2024/11/22 05:00:00 최종수정 2024/11/22 06:18:15

23일 4차 장외집회부터 당 색·깃발 없이 참여

정권 퇴진 운동 나선 민노총 등과 연대 가능성

사법리스크 현실화 속 시민 참여 불투명 전망도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앞에서 열린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3차 국민행동의 날‘ 집회에 참석해 앉아있다. 2024.11.16. km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주부터 당 차원이 아닌 시민사회가 주도하는 장외투쟁을 벌이기로 방침을 정했다. 장외 세력과 연계해 윤석열 정부를 향한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다만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한 상황에서 일반 국민의 참여를 독려해 투쟁의 동력을 키울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22일 "이번 주 토요일(23일) 서울 광화문에서 진행되는 '제4차 국민행동의 날'을 시작으로 주말 장외 집회는 시민단체와 일반 국민들이 주도하는 형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주말 도심 집회를 앞두고 당원들에게 파란색 옷을 입지 말라고 공지했다. 시민들이 참여를 꺼리지 않도록 집회에서 정치적 색깔을 빼겠다는 의도다. 민주당은 당 깃발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런 방침은 민주당 주최의 집회에서 벗어나야 투쟁 수위를 한층 끌어올릴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이달 3차례 장외집회를 진행하며 당 단독 집회에서 야5당 연대 집회, 시민사회, 야권과 함께 대정부 투쟁 연합 전선을 꾸리는 방식으로 확대해왔다.

일단 23일에는 지난 16일 3차 집회와 같이 시민사회단체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 집회에 합류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사전 집회 후 거부권 비상행동이 주관하는 연합집회에 동참한 뒤 윤석열 정권 규탄 거리행진을 진행한다.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집회에 참석하되 별도의 연설은 하지 않을 계획이다.

당 안팎에서는 민주당이 대규모 반정부 집회를 벌이는 친야 세력과 결합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투쟁으로 수위를 높일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민주당 지도부의 한 의원도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전국농민총연맹(전농) 등과도 얼마든지 연대할 수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은 당 차원에서 '윤 대통령 탄핵'을 공론화한 적은 없지만, 지도부에서도 탄핵을 주장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문제는 일반 시민의 참여다.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논란을 고리로 집회가 거듭할수록 시민들의 참여가 늘어나 정권 규탄 여론이 퍼져나갈 것을 기대했다. 그러나 최근 3차례 집회에서 참여 인원이 늘어나지 않자 당 일각에선 회의론도 불거졌다.

더욱이 이 대표가 첫 번째 재판인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부터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서 곤혹스러운 처지에 빠졌다.  윤 대통령을 겨냥해 임기 단축 개헌이나 탄핵소추, 하야 등을 노골적으로 주장할수록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덮기 위한 조기 대선 요구로 비칠 우려가 커져서다. 이에 따라 대정부 투쟁을 이끌어야 할 이 대표의 운신 폭도 제약될 수밖에 없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 재판과 별개로  정권을 향한 국민의 분노는 임계점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며 "주말 서울 도심 집회는 당초 28일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에 대비해 11월 한 달을 예상했다. 이후에는 권역별로 집회를 열어 바닥 여론을 다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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