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 22일 정기이사회 열고 은행장 인선 가늠
연임보다 교체 무게…내부 부행장과 계열사 대표 등 물망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금융사고가 이어지며 홍역을 치르고 있는 우리금융그룹이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의 대표 자리를 두고 논의에 들어간다. 검찰과 금융당국의 동시다발적인 압박 수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조직 쇄신 차원의 은행장 교체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오는 22일 정기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조병규 현 우리은행장의 거취 여부가 논의될 전망이다.
조 행장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과 관련해 최근 검찰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다. 올해 들어 금융사고도 4건이 이어지면서 사실상 연임이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업계의 중론이다.
금융당국은 계속되는 사고에 내부통제 강화와 경영승계 등 지배구조 개선을 연신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금융사들은 지배구조 내부 규범에서 대표의 자격 요건으로 공익성을 점차 강조하고 있다. 부당대출과 금융사고가 이어진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현 행장 거취 여부를 결정해야 이후 인선 과정에 집중할 수 있다.
다음 행장 후보군으로는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출신별 부은행장들이 거론된다. 지주사와 비은행 계열사, 외부 인사도 포함 대상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1998년 당시 전신인 한빛은행으로 합병한 이후 현재까지 상업 출신 5명, 한일 출신 3명, 외부 출신 3명이 은행장 자리에 올랐다. 상업은행 출신의 김진만 초대 행장 이후 외부에서 이덕훈, 황영기, 박해춘 행장이 연달아 이름을 올렸다.
이후 이종휘(한일), 이순우(상업), 이광구(상업), 손태승(한일), 권광석(상업), 이원덕(한일)에 이어 상업 출신의 조병규 현 행장이 임기 중이다. 이처럼 한일과 상업 출신이 번갈아 이름을 올린 전례와, 현재 상업 출신이 2명 더 많다는 측면에서 이후 신임 행장으로 한일 출신의 안배 가능성이 제기된다.
우리은행이 대외적으로는 계파가 사라졌다고 부인하지만 내부적으로는 파벌 갈등이 여전하다는 게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시인한 사실이다. 때문에 이들이 고위직으로 올라간 상황에서 경영진 인사에 균형을 맞추는 것이 조직 안정화 차원의 큰 고려 요인이 된다.
우리은행에는 현재 21명의 부행장이 재직 중이다. 지난해 말 조직개편과 임원인사에서 부행장과 부행장보로 나뉘었던 임원 직위체계를 부행장으로 일원화했다.
업계에서는 차기 행장 후보군으로 한일 출신의 정진완, 상업 출신의 박장근, 유도현 부행장 등이 물망에 오른다. 정 부행장은 1968년생으로 중소기업그룹 집행부행장을 맡고 있다. 박 부행장은 1967년생으로 리스크관리부문 지주 부사장과 은행 부행장을 겸직 중이다. 유 부행장은 1968년생으로 경영기획그룹 집행부행장을 맡고 있다.
비은행 주요 계열사 중에서는 박완식 우리카드, 정연기 우리금융캐피탈, 이종근 우리자산신탁 대표 등이 한일은행 출신이다. 조병규 현 행장은 앞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를 지낸 바 있다. 조 행장은 1965년생으로 비은행 계열사 대표들이 1964년생이란 점은 세대교체 측면에서 부담 요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에서 은행장 자리로는 대부분 은행이나 지주에서 갔었다"며 "조병규 행장은 임종룡 회장 체제에서 비은행 계열사 대표가 행장으로 올라간 드문 경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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