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관리규칙'에 거소투표 안내방법 명시해야
21일 인권위에 따르면, 진정인 A씨는 입원치료 중인 정신의료기관의 장으로부터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거소투표 안내를 받지 못해 왕복 6시간 걸리는 자택에 가서 투표할 수밖에 없었다고 인권위에 진정을 접수했다.
인권위는 A씨의 과정이 번거롭지만 선거권을 행사했으므로 인권침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해당 진정을 각하하면서도, 사건조사 과정에서 거소투표 안내와 관련한 입법불비가 확인돼 정신의료기관 입원환자의 선거권 보장을 위한 제도개선을 검토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전국 정신의료기관 입원환자는 5만6785명이며 그 중 자의입원 환자를 제외한 동의·보호·행정·응급환자는 3만2389명이다. 정신의료기관 입원 현실이 자의입원 환자에게만 단독 외출이 허용되는 것을 감안하면, 입원환자의 과반수는 실질적으로 거소투표를 통해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유권자인 상황이다.
거소투표는 병원·요양소·수용소·교도소 기거로 투표소 이동이 곤란한 사람을 위한 투표 방식으로 '공직선거법' 제38조에서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선거의 관리에 필요한 세부사항을 규정한 '공직선거관리규칙'에서는 거소투표 대상자에 대한 안내를 구체화하지 않고 있다.
이에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정신의료기관 입원환자들은 병원 직원에게 직접 거소투표를 안내받거나, 병동 복도 게시판을 보고 알게 되거나, 병동 회진 때 의사에게 구두 안내받는 등 각기 다른 방식으로 거소투표 제도를 인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권위 장애인차별시정위원회는 어느 병원에 입원했는지에 따라 유권자에게 투표권 행사의 고지방식이 달라지는 것은 적절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고, 거소투표제도 역시 '공직선거관리규칙'에 구체적인 안내방법이 명시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이에 인권위는 중앙선거관리위원장에게 대통령·국회의원 선거시 정신의료기관 입원환자의 거소투표권이 실효적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공직선거관리규칙'에 거소투표 안내방법을 구체적으로 명시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보건복지부 장관에게는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2조 제1항에 선거권 등 헌법상 기본권이 입원환자들에게 서면 및 구두로 고지될 수 있도록 관련 조문의 신설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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