궤양성대장염·크론병환자, 5년새 32%↑
서구식식생활 10~20대 환자 늘고 있어
"완치 어려워 무염증 상태 유지 조절을"
2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 환자 수는 2017년 6만 741명에서 2021년 8만 289명으로 32%가 증가했다. 이런 추세라면 2025년에는 환자 수가 1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10~20대 환자가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잦은 서구식 식생활과 인스턴트 음식 섭취가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장은 외부 유해물질에 대한 1차 방어막이다. 하지만 다른 장기와 달리 점막 세포가 한겹이여서 외부 유해물질에 취약하다. 장에 문제가 생기면 반복적이고 갑작스러운 복통이나 설사 등으로 학업, 근무, 식사, 수면 같은 평범한 일상에 빨간불이 켜진다.
김성은 이대목동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염증성 장질환은 만성적 복통, 설사, 피가 섞인 변, 체중 감소, 피로감 등의 증상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다"면서 "경제 활동과 가임기의 젊은 환자에게서도 발병하는 질환으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염증성 장질환은 면역 체계의 잘못된 반응으로 장 조직이 공격을 받는 만성 면역성 장질환으로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며 염증 반응이 누적되면 장 구조의 변형 등 여러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과 직장만을 침범하고, 크론병은 입부터 항문까지 소화관의 어느 부분이라도 침범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진료실 현장에서도 젊은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는데 젊은 나이에 발병할수록 증상이 심할 가능성이 높고, 예후도 좋지 않다"며 "연령이 어린 환자의 경우, 영양분 흡수 불량으로 체중 감소가 성장 부진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경증 혹은 중등증 질환에서는 항염증제, 단기 스테로이드, 면역조절제 등 약제들을 병합 선택해 치료하고, 중증 질환일 경우 생물학제제나 JAK억제제, S1P 수용체 조절제 등을 선택해 투여하게 된다.
질병 분류상 희귀난치 질환에 속하는 염증성 장질환은 완치가 어렵지만 꾸준한 치료를 통해 염증이 없는 관해 상태로 안정적인 건강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다만 증상을 확인하고 약만 처방하는 치료로는 한계가 있어 의사와 지속적으로 소통이 필요하다.
김 교수는 "염증성 장질환의 치료 목표는 증상 완화 뿐 아니라 점막이 치유된 상태로 만들어 장 손상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막아 궁극적으로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증상이 좋아져도 장 점막의 염증은 남아 있는 경우 만성화되거나 악화가 반복되면 결국 장의 구조 변형을 일으키고 절제 수술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 반면 점막이 치유돼 내시경 등의 검사에서 염증이 관찰되지 않는 '깊은 관해'에 도달한 경우, 증상 재발의 위험성이 낮고 장기 예후도 좋았다는 여러 연구 결과들이 보고됐다.
김 교수는 "만성 염증의 지속은 암 발생률 증가와도 관련이 있어 지속적이고 철저한 염증 치료와 관리가 중요하다"면서 "특히, 젊은 연령에서도 발생하는 질환인 만큼 진단 후 조기 적극적인 치료로 염증이 통제된 관해 상태에 빠르게 도달하도록 하고 평생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힘든 치료 과정을 극복해 양질의 삶을 유지하려면 개인의 특수한 상황에 대한 고민을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의료진을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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