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청 전시 작품 '한국의 풍물'…26년 만에 묵은 때 벗는다

기사등록 2024/11/20 15:43:24

1998년 시청 이전 하며 故전혁림 화백으로부터 구매

28점으로 구성, 로비 1층부터 3층까지 벽 전체 채워

[부산=뉴시스] 원동화 기자 = 부산시는 도시철도 부산시청역에서 시청 1층 로비 방향 좌측에 설치된 작품 '한국의 풍물'을 철거한 뒤 복원 작업을 거쳐 내년 1월 재전시한다. 이번에 복원되는 작품은 가로 20m·세로 10m(5×2.5m짜리 16점) 규모이며 이번 작업에는 약 1억2000만원의 예산이 책정됐다. 사진은 작품을 철거하는 모습. 2024.11.20. dhwon@newsis.com
[부산=뉴시스]원동화 기자 = 26년간 부산시청 로비를 지켜온 고(故) 전혁림 화백의 '한국의 풍물'이 1998년 설치 이후 처음으로 훼손된 부분 등을 손질하는 복원에 들어간다.

부산시는 20일 도시철도 부산시청역에서 시청 1층 로비 방향 좌측에 설치된 작품 '한국의 풍물'을 철거한 뒤 복원 작업을 거쳐 내년 1월 재전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풍물은 가로 20m·세로 10m(5×2.5m짜리 16점) 규모이며 이번 작업에는 약 1억2000만원의 예산이 책정됐다.

부산시는 내년에 우측 벽면 가로 10.8m·세로 12m(2.7×4m짜리 12점) 규모 작품도 복원할 예정이다.

한국의 풍물은 좌우측 벽면 28점이 하나의 작품으로 연결돼 있다. 부산시청 로비 1층부터 3층 벽면까지 모두 채울 정도로 방대한 규모의 작품이다.

[부산=뉴시스] 부산시청 1층 도시철도 부산시청역에서 로비 방향 좌측에 설치된 고 전혁림 화백의 '한국의 풍물' 작품. 가로 20m·세로 10m(5×2.5m짜리 16점) 규모다. (사진=부산시 제공) 2024.11.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 작품은 1998년 부산시청사를 중구 광복동에서 연제구 연산동 현 위치로 옮길 때 부산시가 9980만원에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전 화백은 제작비 수준의 비용만 받고 부산시에 사실상 기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작품이 유명해진 것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고 노 전 대통령은 2005년 이영미술관에 걸린 '통영항'을 TV를 통해 본 후 연락도 없이 전시장을 찾아 청와대에 그림을 걸고 싶다고 부탁했다. 이에 전 화백은 높이 2.8m, 폭 7m짜라 다른 '통영항' 작품을 완성해 이듬해 청와대 인왕실 벽에 걸었다.

그러다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에 사라졌다가 문재인 전 대통령 취임 후 다시 전시되는 곡절을 거쳤다. 통영항 작품이 사라졌을 당시 부산시에서도 한국의 풍물 작품을 철거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보관 문제 등으로 인해 흐지부지됐다.

이런 정치적 이슈로 고 전 화백의 작품이 조명을 받았고, ‘한국의 풍물’은 가치가 최소 수십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부산=뉴시스] 원동화 기자 = 부산시청 1층 도시철도 부산시청역에서 로비 방향 우측에 설치된 고 전혁림 화백의 '한국의 풍물' 작품. 10.8m·세로 12m(2.7×4m짜리 12점) 규모다. 2024.11.20. dhwon@newsis.com
그동안 부산시청 좌측 벽면에는 한국의 풍물 작품 아래로 '부산 향토기업 제품 홍보 전시관', '부산일자리종합센터' 등이 들어서 시민들이 작품을 가까이서 볼 수 없었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취임한 후 부산일자리종합센터가 이전하면서 시민들이 작품을 가까이 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어린이복합문화시설 '들락날락'을 시청 1층에 조성할 때 한국의 풍속 작품 철거 논란이 벌어졌다. 결국 존치한 채 들락날락을 설계했다.

부산시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설치 후 올해 처음으로 예산을 확보해 복원을 한다"며 "부산시청을 대표하는 작품인 만큼 다시 복원해서 시민들에게 더 잘 보일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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