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현장서 압수한 현금 훔쳐 쓴 전직 경찰관 징역 2년

기사등록 2024/11/19 15:11:31 최종수정 2024/11/19 16:08:16

증거물보관실서 압수한 현금 3400여 만원 훔쳐

강도 피해자에 돌려줘야 할 돈도 횡령…파면 징계

[서울=뉴시스]법원 이미지. (사진=뉴시스DB)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경찰서 증거물 보관실에 압수된 현금을 몰래 빼돌려 쓰거나 범죄 피해금을 가로챈 전직 경찰관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해남지원 형사1단독 전경태 부장판사는 업무상횡령·절도 등 혐의로 기소된 전직 경찰관 이모(48)씨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이씨는 전남 완도경찰서에 근무하던 지난 2022년 10월부터 2023년 9월까지 경찰서 통합증거물보관실에 도박 현장에서 압수·보관된 현금을 빼돌리는 등 총 15차례에 걸쳐 3400여 만원을 훔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자신이 맡고 있던 강도치상 사건 수사 과정에서 압수 증거물인 현금 92만원 가량을 피해자에게 돌려준 것처럼 꾸며 횡령한 혐의 등으로도 재판에 넘겨졌다.

이씨는 당시 빼돌린 현금을 개인 빚을 갚는데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자신의 업무용 컴퓨터를 이용해 '압수물 환부(환부) 청구서' 등 서식에 범죄 피해자의 성명, 주민등록번호 등을 입력해 마치 압수물을 돌려준 것처럼 꾸민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 전모를 자체 확인한 전남경찰은 지난 5월 이씨에 대해 파면 징계 처분을 했다.

재판장은 "이씨가 경찰관으로 근무하면서 형사 사건 증거로 사용되는 압수물을 훔치거나 횡령해 형사 사법 업무를 심각하게 방해했다. 이 과정에서 사문서위조와 공전자기록위작 등을 반복하고 위조한 기록을 행사까지 했다. 범행 수법 역시 매우 불량하다"며 "이번 범행으로 경찰 조직과 사법 질서에 대한 국민 신뢰가 훼손됐다.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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